오는 9월 말부터 신용카드를 새로 만들려면 첫해 연회비를 반드시 내야 하며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탈퇴 처리된다.

금융감독당국은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동향을 하루 단위로 점검하기로 했으며 '금융동향 점검회의'를 정례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금감위는 최근 윤증현 위원장과 은행장들의 간담회 후속 조치로 이 같은 방안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는 특정 부문에 대한 쏠림현상 등 금융시장의 잠재적 불안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카드 발급 자제해야"

우선 신용카드 업체들의 무분별한 카드 신규 발급을 막기 위해 연회비를 반드시 부과하도록 하는 등 카드 발급 조건을 까다롭게 했으며 휴면카드는 자동으로 탈퇴되도록 했다.

금감위는 현재 마련 중인 신용카드 회원 표준약관에 이 같은 내용을 명시할 방침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1년 넘게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는 2999만장으로 전체 신용카드 9115만장의 32.9%를 차지하고 있으며 휴면카드 회원 수는 2077만명에 이른다.

다만 본인 동의를 거치도록 하고 탈퇴해도 포인트 유효기간이 남아 있으면 기존에 적립된 포인트는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이 안정되고 이익 규모가 늘어나자 은행계 카드사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과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과열 경쟁의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용카드는 2005년 말 8290만장에서 2006년 말 9115만장으로 1년 만에 10.4% 늘어났다.

올 들어 은행계 카드사의 발급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시중은행 카드담당자들은 "대부분 카드사들이 5000~1만원의 연회비를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신규 회원을 유치해왔다"며 "앞으로 회원 모집이 다소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 대출 일일보고하라"

금융감독당국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실태에 대한 점검 주기를 현행 10일에서 하루 단위로 단축하는 등 점검 체계를 강화키로 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감독당국이 사실상 중기 대출 옥죄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동향을 매일 보고하라는 것은 대출 확대를 자제하라는 강력한 압박 메시지"라며 "대출 영업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당국은 중기 대출 가운데 부동산,건설 등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비제조업에 대한 대출 기준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개인사업자들의 사업자금 용도 주택담보대출이 부동산투기 자금으로 유용되지 않도록 사후 점검을 강화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금감위와 금감원은 매달 1회 '금융동향 점검회의'를 정례적으로 열어 가계 대출,중기 대출,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신용카드 경영 현황 등 부문별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