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그림값 고공행진 … 100억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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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화가' 박수근 화백(1914~1965)의 작품이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잇따라 바꿔놓고 있다.
서울옥션이 22일 실시한 미술품 경매에서 박 화백의 1950년대 후반 작품으로 추정되는 37×72cm 크기(20호) 유화 '빨래터'가 45억2000만원에 팔려나가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작품은 1950년대 군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 한국에 체류했던 미국인이 물감과 캔버스를 지원하자 박 화백이 고마움의 표시로 직접 그려준 것으로 50여년 만에 국내에 들어왔다. 낙찰자는 개인 소장가로 알려졌다.
이날 경매에서는 김환기 화백(1913~1974)의 작품 '꽃과 항아리(98×147cm)'가 30억50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아갔다. 또 조선시대 국왕의 상징으로 어좌 뒤에 세워놓던 '일월오봉도'는 12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이처럼 박수근 김환기 등 블루칩 작가군의 고가 낙찰에 힘입어 서울옥션의 하루 낙찰 총액이 200억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이달 한 달 동안 서울옥션(202억원), K옥션(118억원) 등 양대 경매회사와 한국국제아트페어(175억원)에 유입된 돈이 495억원에 달해 미술시장의 열기가 재확인됐다.
◆박수근 작품값 천정부지=국내 근.현대 미술품 경매 최고가 '빅10' 가운데 박 화백의 작품은 무려 6점이나 된다. '빨래터'를 비롯해 '시장의 사람들'(25억원) '농악'(20억원) '앉아 있는 아낙과 항아리'(14억6000만원) '한가한 날'(12억4000만원) '휴식'(10억5000만원) '시장의 여인들'(9억1000만원) '나무와 사람들'(7억1000만원) 등이다.
국내에서 경매가 처음 시작된 1998년 이후 박 화백의 작품은 총 110여점이 출품돼 82점이 낙찰됐다. 거래총액 257억3000만원,점당 평균 낙찰가는 3억원 꼴이다. 특히 올 들어 경매시장에 나온 12점(낙찰총액 133억원)이 모두 팔려 낙찰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작품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박 화백의 작품은 1950년대 점당 10만~40만원에 거래됐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작품성과 크기에 따라 10억~40억원을 호가한다. 50여년 만에 1만배 이상 오른 셈이다. 작품수가 유화 250~300점,드로잉 1000여점으로 적은 데다 소장가들이 향후 가격상승을 기대하고 시장에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경매 시장에 나오는 박 화백 작품은 대부분이 미국인이 소장하고 있던 것들이다. 한국전쟁 후 미군과 그들의 부인들이 사갔던 박 화백의 그림을 다시 한국에 되팔고 있는 것. 당시 200여점의 작품이 헐값에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향토색.서민적 소재가 인기 이유=박 화백의 작품은 서민적 소재를 향토색 짙은 색감과 독특한 기법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윤철규 서울옥션 대표는 "소박한 여인과 아이,촌로 등의 서민을 화강암 같은 투박한 질감으로 그려냈고,정식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으면서도 평생 성실한 작가로 일관했던 삶 등이 감동을 주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미국 등 외국에서 미공개작이 추가로 나오거나 경매에 출품될 경우 신고가 기록이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박 화백의 작품이 세계미술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 박 화백 작품은 대부분 한국인이 매입했고 외국인 컬렉터나 해외 유명 미술관에서 소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서울옥션이 22일 실시한 미술품 경매에서 박 화백의 1950년대 후반 작품으로 추정되는 37×72cm 크기(20호) 유화 '빨래터'가 45억2000만원에 팔려나가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작품은 1950년대 군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 한국에 체류했던 미국인이 물감과 캔버스를 지원하자 박 화백이 고마움의 표시로 직접 그려준 것으로 50여년 만에 국내에 들어왔다. 낙찰자는 개인 소장가로 알려졌다.
이날 경매에서는 김환기 화백(1913~1974)의 작품 '꽃과 항아리(98×147cm)'가 30억50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아갔다. 또 조선시대 국왕의 상징으로 어좌 뒤에 세워놓던 '일월오봉도'는 12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이처럼 박수근 김환기 등 블루칩 작가군의 고가 낙찰에 힘입어 서울옥션의 하루 낙찰 총액이 200억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이달 한 달 동안 서울옥션(202억원), K옥션(118억원) 등 양대 경매회사와 한국국제아트페어(175억원)에 유입된 돈이 495억원에 달해 미술시장의 열기가 재확인됐다.
◆박수근 작품값 천정부지=국내 근.현대 미술품 경매 최고가 '빅10' 가운데 박 화백의 작품은 무려 6점이나 된다. '빨래터'를 비롯해 '시장의 사람들'(25억원) '농악'(20억원) '앉아 있는 아낙과 항아리'(14억6000만원) '한가한 날'(12억4000만원) '휴식'(10억5000만원) '시장의 여인들'(9억1000만원) '나무와 사람들'(7억1000만원) 등이다.
국내에서 경매가 처음 시작된 1998년 이후 박 화백의 작품은 총 110여점이 출품돼 82점이 낙찰됐다. 거래총액 257억3000만원,점당 평균 낙찰가는 3억원 꼴이다. 특히 올 들어 경매시장에 나온 12점(낙찰총액 133억원)이 모두 팔려 낙찰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작품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박 화백의 작품은 1950년대 점당 10만~40만원에 거래됐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작품성과 크기에 따라 10억~40억원을 호가한다. 50여년 만에 1만배 이상 오른 셈이다. 작품수가 유화 250~300점,드로잉 1000여점으로 적은 데다 소장가들이 향후 가격상승을 기대하고 시장에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경매 시장에 나오는 박 화백 작품은 대부분이 미국인이 소장하고 있던 것들이다. 한국전쟁 후 미군과 그들의 부인들이 사갔던 박 화백의 그림을 다시 한국에 되팔고 있는 것. 당시 200여점의 작품이 헐값에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향토색.서민적 소재가 인기 이유=박 화백의 작품은 서민적 소재를 향토색 짙은 색감과 독특한 기법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윤철규 서울옥션 대표는 "소박한 여인과 아이,촌로 등의 서민을 화강암 같은 투박한 질감으로 그려냈고,정식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으면서도 평생 성실한 작가로 일관했던 삶 등이 감동을 주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미국 등 외국에서 미공개작이 추가로 나오거나 경매에 출품될 경우 신고가 기록이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박 화백의 작품이 세계미술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 박 화백 작품은 대부분 한국인이 매입했고 외국인 컬렉터나 해외 유명 미술관에서 소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