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게임은 복잡하다.

여러 갈래로 된 규칙을 알아야 하고,에티켓도 지켜야 한다.

4시간여 동안 플레이를 하다 보면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최근호는 '라운드를 하다가 황당한 경우를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소개했다.



◆상사와 라운드하면서 일방적으로 이길 경우=상사와 함께 라운드하던 중 상사가 "이 세상에 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며 경쟁심을 부추겼다.

그때부터 이상하리만큼 게임이 잘 풀렸다.

어프로치샷은 치는 대로 핀에 붙고,퍼트는 홀로 쏙쏙 들어간다.

상사는 정반대.이때 자비심은 필요없다.

다만 이기더라도 '절도있게' 이겨야 한다.

버디를 잡을 경우 타이거 우즈와 같은 '어퍼컷' 동작은 필요없다.

라운드 후 상사에게 초청해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운이 좋아서 이겼다"고 말하라.사무실로 돌아와서 자랑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동반자가 속일 때=동반자가 친 볼이 숲속으로 날아가 도저히 찾을 수 없을 듯한 상황인 데도 동반자는 매번 "내 볼 여기 있다"고 외친다.

가보니 라이는 아주 좋으며,동반자는 얄밉게도 그 볼을 쳐내 파세이브를 한다.

속인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열이 솟구친다.

친선라운드라도 '속임수'가 개재되면 이미 친선은 물건너간 것이다.

또 그런 상황이 오면 볼이 있는 곳까지 따라가라.그래도 속이려고 할 땐 "이 홀에서 당신은 실격이다.

한 번 더 그러면 끝장이다"고 '레드카드'를 주라.

◆'접대골프'에서 호스트인 내 골프가 죽어라 하고 안 될 때=중요한 고객 3명을 초청했는데 그날 따라 영 골프가 안 된다.

치는 족족 섕크 아니면 '벙커행'이다.

자연히 침묵이 흐르게 되고,재미도 반감된다.

그러나 자신은 비참할망정 동반자들은 즐거워야 한다.

더욱 그들은 고객이 아닌가.

이럴 때 유머는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된다.

기술적으로는 실수를 최소화하고,그날의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좋다.

◆큰 '내기 골프'에서 졌을 때=동반자 중 한 사람이 액수가 큰 '내기 골프'를 즐긴다.

분위기에 휩쓸려 찜찜하지만 어울렸다.

그런데 그날 따라 골프가 안 된다.

자연히 잃은 액수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다시는 그런 내기에 연루되지 않을지언정 게임은 게임이다.

진 돈은 다 주라.지불능력이 안 될 땐 체면을 접고,솔직하게 양해를 구하라.그래도 상대방이 받아주지 않으면,빚을 떼어먹고 관계를 정리할 수밖에 없다.

◆바로 앞에서 '조폭'이 플레이할 때=머리를 빡빡 깎고,손에는 맥주캔이 들려 있으며,주위에 다 들릴 정도로 요란법석한 앞조.이제 12번홀인 데도 뒷조가 오든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느긋하게 플레이한다.

잘못하면 18홀에 이르기 전 날이 어두워질성 싶다.

이런 경우 ①그들에게 가서 '패스(먼저 치고 나가는 것)해도 될까요?'라고 묻는다.

그 말이 안 먹히면 ②'패스해 주면 당신들 맥주값을 대신 지불하겠다'고 말한다.

그마저도 안 통하면 ③12번홀을 지나쳐 13번홀로 이동해 플레이한다.

◆이성과 라운드하는데 소변이 보고 싶을 때=남자 둘,여자 둘이 함께 라운드하던 중 갑자기 소변이 마렵다.

다음 그늘집까지는 3홀을 가야 한다.

생리적인 욕구가 있을 땐 그것을 따르는 것이 자연스럽다.

관목이나 담장 벙커 등 몸의 일부를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아 그곳을 최대한 이용하라.물론 최대한 동반자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지난 그늘집에 지갑이나 휴대폰 등을 놓고 왔다고 둘러댄 뒤 카트를 이용해 다녀온다.

◆새로 산 드라이버로 처음 친 볼이 앞 조 골퍼를 맞혔을 때=앞 조가 아무리 '슬로 플레이어'라고 해도 친 사람 잘못이다.

먼저 달려가서 사과하라.사태가 심상치 않으면 앰뷸런스를 불러라.앞 조의 식사비나 음료수값을 낸다는 제안도 괜찮다.

아예 그 드라이버를 맞은 사람에게 써보라고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상사가 골프장 규칙을 어길 때=상사나 손님을 골프장에 초대했는데 그 곳은 페어웨이에서 금연이며,플레이 중 휴대폰 사용을 금한다.

그런데 상사는 라커에서부터 휴대폰을 사용하더니 1번홀 세컨드샷을 앞두고도 전화를 했다.

난감한 일이다.

이 경우 상사에게 솔직히 말하라."저를 도와주신다고 생각하고 오늘은 휴대폰을 사용하지 말아주십시오"라고.그 규칙은 당신이 정한 것이 아니고,골프장이 정해 모두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