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등쌀에 지구상의 동식물이 시간 당 3종 꼴로 사라지고 있다. 오는 2010년까지는 공룡 대멸종 이래 최악의 멸종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유엔의 경고가 나왔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엔이 국제 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보고서에서 참고래와 스페인 스라소니, 야생 감자와 야생 땅콩을 비롯한 수많은 야생 동식물들이 급속히 멸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생물 다양성이 유례없는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이런 사태에 대해 전세계는 신속하고 보다 결단력 있는 반응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유엔 생물다양성협약의 아흐메드 조글라프 사무국장은 "우리는 공룡 멸종 이래 최대의 멸종사태를 겪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생물들의 멸종 속도를 오는 2010년까지 크게 완화하자는 지난 2002년 지구정상회담의 목표가 달성되지 못할 것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생물의 멸종 속도는 자연적인 비율에 비해 최고 1천배나 높은 것으로 한 시간에 3종 꼴로 사라지고 있다. 하루에 최고 150종이 멸종하고 해마다 1만8천~5만5천종이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 기후전문가들은 화석 연료가 주범인 온난화 현상으로 아마존 열대우림이 고사하고 남북극 얼음이 녹아 각종 동식물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세계보존연맹(WCU)은 스페인스라소니와 북극 여우, 지중해 몽크바다표범 등 유럽의 육상 포유류 6종 가운데 1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또 세계양서류평가단의 조사에 따르면 학계에 보고된 전세계 5천743종의 개구리와 두꺼비 등 양서류 가운데 3분의1이 멸종 위기에 놓여있으며 코스타리카에만 사는 황금두꺼비는 이미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들은 이 두꺼비가 사라진 이유를 정확히 밝히진 못했지만 온난화로 기승을 부리는 치명적인 박테리아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동물 뿐만아니라 식물들의 멸종 상태도 심각하다는 주장들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농업연구자문단은 앞으로 50년 안에 야생땅콩 51종 가운데 60%가, 야생감자 108종 가운데 12%가 온난화 탓에 멸종할 전망이며 남은 종도 이전보다 훨씬 작은 면적에 국한돼 생존율이 점점 떨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야생종들은 농민들이 병충해나 가뭄에 강한 새로운 품종 개발에 이용하는 것들이어서 온난화로 수확이 점점 줄어드는 재배종들의 품종 개선에 앞으로 더욱 더 긴요한 것들이다.

전문가들은 "야생 종들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다양한 종자를 채집해 보관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