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남녀는 한몸이었는데 신이 반으로 갈라놓았다.

둘이 된 남과 여는 서로의 반쪽을 찾아 세상을 헤매게 되고 그게 사랑의 기원이다.'

뮤지컬 '헤드윅'의 대표곡 '사랑의 기원(origin of love)'의 가사 내용이다.

23일 한국을 방한한 '헤드윅'의 극작가 존 카메론 미첼은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주인공이 트랜스젠더라는 점이 관객들의 흥미를 끌었겠지만 어쨌든 이 뮤지컬의 주제는 사랑"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헤드윅'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에 실패한 주인공 헤드윅이 다리 사이의 1인치 살점을 갖고 살아가는 여정을 담은 극이다.

한국에서 2005년 초연 이후 2년 반 동안 630회 공연에 관람객 20만명,매출액 80억원을 기록했고 재관람한 사람만 500명이 넘는다.

뮤지컬의 성공으로 이전에 흥행에 실패했던 영화 '헤드윅'도 재개봉될 정도였다.

존 카메론 미첼은 영화에서도 주연과 감독을 겸했다.

그는 이런 성적에 대해 "한국 뮤지컬 시장의 규모가 작아 미국,일본 등과 비교할 수 없지만 기대 이상의 성공은 한국을 '주목할 만한 시장'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7일과 2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헤드윅 콘서트'도 가질 예정이다.

여기에는 2005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 헤드윅 역을 맡은 오만석 엄기준 송창의 등 배우 8명이 함께 출연한다.

존 카메론 미첼은 "내 여자들('헤드윅'으로 출연한 배우들)과 헤드헤즈('헤드윅'의 팬)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다"며 "한국에서의 성공은 7할이 배우들의 실력 덕"이라며 공을 돌렸다.

하지만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만을 갖고 있진 않다.

그가 감독한 영화 '숏버스'가 '야하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서다.

그는 "사랑에 관한 소통의 방식을 차이로 보지 않고 '외설스럽다'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