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지방에 형성되는 산업 클러스터는 '굴뚝 산업'이 아닌 '교육 산업'을 중심으로 발달하며 교육 산업을 이끄는 주체는 대학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연호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23일 한국지역학회(대표 박양호),산업클러스터학회(대표 박삼옥),한국경제신문 공동 주최로 열린 '산업 클러스터와 지식사회ㆍ대학의 역할'이란 주제의 국제세미나에서 "앞으로는 대학이 교육뿐 아니라 지역 혁신체계의 거점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송도캠퍼스의 연구개발(R&D) 센터에서 개발된 새로운 기술은 송도 첨단혁신클러스터에 위치한 기업들에 전수될 예정"이라며 "더 나아가 송도캠퍼스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이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핵심인력으로 공급된다면 이 지역은 대학을 중심으로 기업체,연구소 등이 동반성장하는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주장은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이 송도 파주 등에 국제캠퍼스 건설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향후 대학과 지방자치단체가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활발한 후속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대학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 다양한 외국 사례들도 소개됐다.

토론자로 나선 패트릭 호슬리 영국 케임브리지 사이언스 파크 이사는 "케임브리지 지역에 위치한 사이언스 파크에는 마이크로소프트,유니레버,히타치,롤스로이스 등 세계 유수 기업의 연구소가 몰려 있는데 이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우수 인력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케임브리지 대학과 사이언스 파크를 통해 이 지역에 공급되는 일자리만 해도 7만7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마이클 오든 미 텍사스주립대 교수(도시 및 지역계획학과)는 "텍사스 오스틴의 경우 이 지역에 위치한 대학 창업보육센터들이 벤처기업들에 지원을 시작하며 대규모 벤처단지가 형성돼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총 3500건의 특허가 개발됐고 첨단산업 종사자는 1980년부터 2001년 사이에 400%가 넘게 증가됐다"면서 "IBM 같은 대기업도 이 지역 대학의 지원을 받는 작은 벤처기업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대학이 지역경제활성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