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던 연기금이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넘어서자 신중한 태도로 돌아섰다.

반면 외국인들은 IT(전기전자) 건설 자동차 금융 등 업종 대표주 위주로 매수에 적극 나서고 있어 대조적이다.

2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16일부터 최근 1주일간 유가증권 시장에서 53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돌파하던 지난 3월부터 순매수 규모를 키워왔던 연기금의 매매 추세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3월 922억원이었던 연기금의 순매수액은 4월에는 4714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넘어선 이달 중순께부터 '팔자'로 방향을 틀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연기금은 코스피지수 1400대에서 1조780억원,1500대에서 4039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반 공모형펀드에 비해 시장수익률을 적극적으로 초과해야 할 필요성이 낮은 연기금의 성격을 감안하면 1600포인트 이상에서 주도적으로 주식을 매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달 초순 3000억원 이상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최근 주식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지수가 1600선에 도달하자 업종 대표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최근 1주일간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리스트에는 현대중공업(816억원) 삼성전자(618억원) 삼성전자 우선주(486억원) 우리금융(453억원) 현대차(378억원) 등이 올랐다.

우리투자증권(245억원) 삼성증권(183억원) 기업은행(134억원) 부산은행(121억원) 등 금융주도 상위 20위권에 포함됐다.

이재훈 연구원은 "지수가 단기간 급등했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이제 장기 고점 수준을 벗어난 정도"라며 "외국인 시각에서는 아직 한국 증시가 싸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