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의 무분별한 외유성 해외출장에 대한 감사원의 전면 감사가 이뤄진다.

감사원이 23일 긴급회의를 열고 공공기관 감사들의 외유성 출장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하면서 7월 시작하는 2차 감사대상에 국회의원들도 포함시키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감사원 하복동 제1사무차장은 "국민 세금이 들어간 곳은 다 조사를 하겠다"며 "국회의 경우 감사원이 갖고 있는 회계감사권 범위 내에서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감사결과는 7월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2월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뤄지는 이번 감사 결과는 정치권에 후폭풍을 몰고올 개연성이 다분하다.

감사원이 법적으로 입법부에 대한 회계감사 권한만을 갖고 있어 의원들의 해외출장 적정성 등에 대한 직무감찰을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조사결과 문제가 드러난다면 총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올 들어서만 국회의원의 해외출장이 1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의원외교 등 순수한 목적을 벗어난 외유성 출장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정치권 주변에서는 일부 의원이 여행 목적과는 다른 지역을 찾았다거나 모 의원이 국민세금으로 부인과 동반외유에 나서려했다는 얘기 등이 공공연하다.

내부에서조차 "국회의원의 해외출장에 대한 국회 차원의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감사원은 공기업·공공기관과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전반을 대상으로 해외연수 및 출장 관리실태 감사에 나서기로 했다.

1단계로 6월11일부터 22일까지 공기업·공공기관을 대상으로,2단계로는 7월2일부터 13일까지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전면감사를 실시한다. 효율적인 감사를 위해 전략감사본부 인원 64명을 총동원함은 물론 타 부서인력도 차출한다는 방침이다. 공공기관 감사들의 남미 출장이 외유로 확인되면 각 기관에 감사 교체를 권고키로 했다.

한편 지난 21일 사직서를 낸 최동규 가스안전공사 감사에 이어 강신욱 한국소방검정공사 감사도 23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재창/김홍열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