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루피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인도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인도 제품의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수출 증가율은 둔화되는 반면 수입은 늘어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인도 루피화 환율은 지난달 이후 급격히 떨어져 최근에는 달러당 40루피 초반으로 내려앉았다(루피화 가치는 강세).이는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지난 3월 중 인도 수출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8.8%(전년 동기 대비)에 그쳤다.

작년 연간 수출 증가율(21.2%)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무역수지 적자폭은 1년 전에 비해 38% 확대됐다.

세계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했던 람고팔 아가왈라는 "루피화 강세는 이제 막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획득하기 시작한 인도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도 성장의 한 축인 국제 아웃소싱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다.

뉴욕타임스는 "인도가 루피화 강세로 주춤거리는 사이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인도가 주도하던 아웃소싱 산업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루피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인도 중앙은행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뭄바이에 있는 에델바이스캐피털의 이코노미스트 마니카 프렘싱은 "중앙은행이 높은 인플레이션과 루피화 강세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루피화 강세를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입품 가격이 낮아져 소비자물가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나타난다.

인도의 3월 물가상승률은 6.7%로 인도 중앙은행의 물가 억제 목표치인 연 5%를 훌쩍 넘긴 상태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