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교육부의 딴죽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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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던 '차세대 경제교과서'가 마침내 일선 고등학교에 배포됐다.
하지만 이를 교사와 학생들에게 전달한 것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아니라 전국경제인연합회였다.
교사 참고용으로 제작된 교과서가 교육당국이 아닌 민간 경제단체에 의해 학교에 배포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교육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공동 개발자인 전경련과 맺은 양해각서에는 '배포는 교육부가 전담한다'고 돼있다"면서 "전경련이 협정을 위반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공동개발자로서의 위치를 저버리고 전경련이 독자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주장이다.
그러나 공동개발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자 행동에 나선 것은 교육부가 먼저다.
교육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진보단체가 반발하자 당초 '교육부·전경련'으로 돼 있던 저자명을 집필 교수들이 속한 '한국경제교육학회'로 바꿨다.
여기에 진보단체의 시각이 반영된 내용을 10쪽짜리 부록 형태로 첨가시켰다.
또 일선학교가 아닌 시·도 교육청 자료실과 공공도서관 등에 기습적으로 배포하며 사실상 차세대 경제교과서를 폐기처분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전경련과 충분한 합의가 없었음은 물론이다.
전경련의 추가 배포 움직임이 포착된 시점에서도 "배포는 전적으로 교육부 소관이기 때문에 전경련이 따로 교과서를 배포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공동 개발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전교조 등 진보단체의 외압에 따라 편한대로 움직였던 교육부가 이제 와서 전경련의 독자 행동을 문제삼는 것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교육부는 애당초 교과서를 학교에 배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어차피 참고 자료인 교과서 모형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공공도서관에 비치하는 게 학교에 나눠주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경련은 "차세대 경제교과서를 기다리던 교사나 학부모들이 교과서를 구하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해 어쩔 수 없이 직접 학교에 배포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저간의 사정을 볼 때 전경련의 교과서 배포 강행에 대해 교육부가 '협정을 위반했다'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태훈 사회부 기자 beje@hankyung.com
하지만 이를 교사와 학생들에게 전달한 것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아니라 전국경제인연합회였다.
교사 참고용으로 제작된 교과서가 교육당국이 아닌 민간 경제단체에 의해 학교에 배포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교육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공동 개발자인 전경련과 맺은 양해각서에는 '배포는 교육부가 전담한다'고 돼있다"면서 "전경련이 협정을 위반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공동개발자로서의 위치를 저버리고 전경련이 독자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주장이다.
그러나 공동개발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자 행동에 나선 것은 교육부가 먼저다.
교육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진보단체가 반발하자 당초 '교육부·전경련'으로 돼 있던 저자명을 집필 교수들이 속한 '한국경제교육학회'로 바꿨다.
여기에 진보단체의 시각이 반영된 내용을 10쪽짜리 부록 형태로 첨가시켰다.
또 일선학교가 아닌 시·도 교육청 자료실과 공공도서관 등에 기습적으로 배포하며 사실상 차세대 경제교과서를 폐기처분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전경련과 충분한 합의가 없었음은 물론이다.
전경련의 추가 배포 움직임이 포착된 시점에서도 "배포는 전적으로 교육부 소관이기 때문에 전경련이 따로 교과서를 배포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공동 개발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전교조 등 진보단체의 외압에 따라 편한대로 움직였던 교육부가 이제 와서 전경련의 독자 행동을 문제삼는 것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교육부는 애당초 교과서를 학교에 배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어차피 참고 자료인 교과서 모형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공공도서관에 비치하는 게 학교에 나눠주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경련은 "차세대 경제교과서를 기다리던 교사나 학부모들이 교과서를 구하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해 어쩔 수 없이 직접 학교에 배포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저간의 사정을 볼 때 전경련의 교과서 배포 강행에 대해 교육부가 '협정을 위반했다'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태훈 사회부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