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 공개로 시민단체 간 찬반 논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25일 오후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글 협정문 초안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국회 해당 상임위 의원들에게조차 공개하지 않은 것은 의도적인 정보 은폐 행위"라고 규탄했다.

범국본은 "즉시 분석에 착수해 다음 주부터 분야별로 협상 결과를 평가해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미 FTA비준 시민연대 소속 바른사회시민회의 현진권 사무총장은 "협정문 공개는 예상됐던 일정"이라며 "일정에 따라 한·미 FTA 논의가 하루 빨리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 사무총장은 한·미 FTA 재협상 논란과 관련해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도 "협상 이후 발표한 주요 내용과 공개된 협정문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면 찬성한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미 FTA 협정문 공개와 관련,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미 FTA의 원만한 타결을 임기 중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기 내 달성하고 싶은 주요 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미 FTA의 진전과 함께 에너지 법안,파나마 페루 콜롬비아와의 FTA 타결을 원만하게 마무리짓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미 FTA 분석자료를 통해 한·미 FTA가 발효되면 농산물 수출액의 3분의 2가량이 즉각적인 비관세 혜택을 누리게 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최근 3년(2004∼2006년)간 한국에 연평균 29억6000만달러어치의 농산물을 수출했는데,이 가운데 64.5%에 해당하는 19억1000만달러가량이 비관세 혜택을 보게 된다는 추산이다.

USTR는 또 한·미 FTA 발효로 밀,옥수수,콩,버번 위스키,포도주,포도주스,체리,냉동 프렌치 프라이,냉동 오렌지 주스 농축액 등에 대한 관세가 곧바로 폐지돼 미국의 6위 농산물 수출시장인 한국에서 미국 농축산업자와 가공업자들이 새로운 수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