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퍼 사장은 6년째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주재 기간이 길기도 하지만 '한국 생활이 너무 좋다(terrific)'고 얘기할 만큼 '지한파'다.

"한국 친구들이 말할 때는 이해 못했는데 요즘은 나도 해외 출장 일주일만 갔다 오면 입국할 때 순두부나 된장 참치찌개가 너무 당긴다"는 말에서는 친밀감 지수가 급상승할 수밖에 없다.

주한 미상공회의소 부회장 직도 맡고 있는 쿠퍼 사장은 "한국은 제2의 고향이며 나는 절반은 한국인"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했다.

"금요일 저녁에는 한국 친구들과 과음할 때도 꽤 있다"고 하니 한국적인 문화에도 재미를 붙인 눈치다.

개그맨 김제동씨와 친분이 두터워 자주 어울릴 만큼 교제 범위도 넓다.

김용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국장 시절 현대투신을 푸르덴셜금융그룹으로 매각할 때 협상 파트너가 쿠퍼 대표였다"며 "젊지만 빈틈없이 일을 처리하는 치밀함에다 상대를 배려할 줄 알아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쿠퍼 사장은 1968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갓 마흔이다.

하지만 커리어는 만만찮다.

1998년에 이미 푸르덴셜 국제투자회사의 마케팅과 전략담당 부사장에 올랐고,아시아 유럽 남미 등지에서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지금 생활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력을 쌓고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승승장구하는 이면에는 남다른 열정이 숨어 있다.

"직장 초년 시절 가장 먼저 출근하고 제일 늦게 퇴근했습니다.

일에 열중하다 보니 어느새 남들이 인정해 주고 승진도 빠르더군요." 주변에선 "아랫사람을 나무라거나 지시할 때 스스로 깨닫도록 에둘러 표현할 줄 아는 '능구렁이'"라는 평가도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