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과 20일, 서울 잠실은 7만여명의 스타크래프트인(人)으로 넘실댔다.

미국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스타크래프트2' 게임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것.스타크래프트2를 공개하기 위해 마련한 '블리자드 월드와이드 인비테이셔널(WII) 2007'에서 마이클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는 "한국에서 차기작을 세계 최초로 발표한 것은 한국 게이머들에게 감사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작 스타크래프트가 1998년 처음 발매된 이후 기록한 전세계 판매량 950만장 중 한국 판매량이 450만장에 달할 만큼 한국시장에서 큰 성과를 올린데 대한 보답이라는 것.

스타크래프트 마니아들에게 이날 공개된 후속작 정보는 부족했다.

예고편 영상과 스크린샷 몇 장이 전부였던 탓이다.

2003년부터 40여명의 핵심개발진이 개발하기 시작했다는데 진척률은 60% 정도에 그치고 있어 공개된 정보 자체가 궁금증을 풀어주기엔 역부족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 중 한국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취재된 내용을 중심으로 스타크래프트2를 분석해보자.

10년 만에 나온 스타크래프트2의 가장 특징은 3차원(3D) 그래픽에 있다.

3차원 그래픽은 원작에 비해 훨씬 입체적이고 생동감있는 화면을 제공했다.

밋밋한 느낌이 강했던 원작에 비하면 상전벽해식 변화다.

이날 블리자드 측이 공개한 예고편 영상은 게이머를 빨아들일 만했다.

현장에서 화면을 지켜본 관람객은 화려한 그래픽에 탄성을 질렀다.

게이머 이진혁씨(24)는 "그래픽이 원작보다 훨씬 정교해졌고 역동적으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원작에 등장하는 테란, 저그, 프로토스 등 기존 3종족은 여전하다.

대신 프로토스의 질럿에는 근거리 공격용 기술이 추가됐다.

다른 종족의 기존 유닛도 이처럼 새로운 능력들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각 종족에는 새로운 유닛들도 추가됐는데 프로토스 종족에서는 거대 유닛인 콜로서스와 텔레포트가 가능한 스톨커,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임모탈, 비행유닛인 워프레이 등이 선보였다.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각 진영들의 개성과 특징을 뚜렷하게 구분하는 데 중점을 뒀다.

각 진영별로 개성이 강한 특수능력을 부여한 것. 가령 프로토스에게는 공간이동이라는 특수능력을 줬다.

그래서 프로토스 유닛들은 공간을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날 저그와 테란의 특수능력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작에서 인기를 얻은 유닛들 대부분은 그대로 컴백한다.

물론 멸종된 유닛도 많다.

프로토스의 '드라군'이 그 예다.

그라군은 '불사신'으로 대체됐다.

또 유닛들의 상성은 극명하게 갈린다.

예를 들어 프로토스의 불사신은 고급유닛에 강하지만 저글링 같은 기본유닛에는 약한 모습이다.

반면 저글링은 고급유닛 앞에서 맥을 못춘다.

스타크래프트2는 각각의 유닛들이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다.

후속작에서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한번에 뽑을 수 있는 유닛 수를 제한할 예정이다.

블리자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수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우선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임시로 200개에 맞췄다고 한다.

스타크래프트2에는 최대 300명의 유닛이 한 화면에서 동시에 전투를 벌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날 공개된 플레이 영상이 속도가 느리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블리자드 측은 "본래 게임 속도가 느린 것이 아니라 데모 시연을 위해 일부러 게임 스피드를 느리게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게임은 빠르고 박진감이 넘칠 것이라고 한다.

이날 공개된 스타크래프트2는 모든 자막과 음성이 한글화된 모습이었다.

후속작이 공개물처럼 완전히 한글화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블리자드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한글 번역수준은 한참 모자란 수준이었다는 것이 관람객의 중평이었다.

또 스타크래프트2는 최근 블리자드에서 구입한 하복 4.0엔진으로 개발됐다.

그래서 지상유닛이지만 점프로 맵을 이동하거나 블랙홀로 상대 유닛을 빨아들이는 등 새로운 기능들이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전작에서 사용되던 전술전략 등은 모두 새롭게 수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후속작에 맞는 컴퓨터 시스템의 구체적인 사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공개된 게임의 그래픽 수준으로 미뤄볼 때 486 PC에서는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게임이 윈도 XP와 윈도 비스타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또 스타크래프트2는 미국에서 13세 이용가 등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크래프트2는 전작과 같이 맵 에디터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비디오게임용으로 출시될 계획이었던 '스타크래프트;고스트'는 개발이 중단된 상태라고 전해졌다.

블리자드는 당분간 비디오게임을 만들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또 현재 스타크2 개발에 e스포츠적인 요소들을 많이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