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에 힘입어 일본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5년 연속 늘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요 1556개사의 2007년도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투자액은 지난해보다 8.7%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보도했다.

이는 전년도 증가율 12.6%보다는 낮지만 일본 경제성장률이 2%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33개 업종 중 설비 투자액을 전년보다 늘린 업종은 30개에 달해 전년도 26개 업종보다 4개 더 늘어났다.

업종별로 보면 경기 회복 장기화와 기업들의 생산 증가로 에너지와 수송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력이 28.3%,철도.버스가 18.9%씩 늘어나는 등 비 제조업 부문의 설비투자가 활기를 띠었다.

그동안 설비 투자를 견인해 온 제조업 중 자동차와 전기는 각각 4.2%와 6.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설비투자를 15.0% 줄였던 조선 업종은 올해 41.1% 늘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기업들의 설비투자액이 5년 연속 늘어난 것은 버블(거품) 경제 절정기였던 1987~1991년 이후 처음이다.

1993년에는 거품 경제 붕괴로 설비 과잉 문제가 불거지면서 설비투자가 10% 이상 감소했었다.

미야지마 히데아키 와세다대 교수는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대는 업계 재편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거품 경제기와 같은 설비 과잉을 초래할 가능성이 적다"면서 "환경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나 이번 설비투자 확대는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