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과 관련,경찰이 외압 및 늑장 의혹 수사를 검찰에 의뢰한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는 이택순 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박철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27일 "경찰이 수사 의뢰한 부분을 별건으로 분리해 특수부에 배당할지,아니면 현재 맘보파 두목 도피 경위를 수사 중인 형사8부가 한화 측의 강대원 전 남대문서 수사과장 고발 사건 등과 묶어 병합 수사할지 등에 대해서는 28일께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수사 의뢰한 인물은 김학배 서울경찰청 수사부장과 장희곤 남대문경찰서장 등 2명.하지만 청와대가 경찰의 감찰 결과에 대해 "외압 부분에 관한 의혹을 완전히 불식시키기 위해 검찰 수사가 더 적합하겠다"고 지적한 만큼 해당 수사라인을 비롯한 경찰 간부의 줄소환 등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이택순 청장까지 검찰 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 청장은 고교동창인 한화증권 Y고문과의 통화내역이 확인됐지만 "통상적인 관계로 1년에 3~4차례 통화했다.

본 건과 관련해서는 일체의 전화나 접촉이 없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지난 25일 경찰의 자체 감찰 결과 발표에 대해 경찰청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수뇌부가 자신들이 살겠다고 부하들을 검찰에 팔아 먹었다"는 등 최고위층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황운하 총경(경찰종합학교 총무과장)은 사이버경찰청 경찰관 전용방에서 이택순 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김승연 회장의 구속수사 기간이 열흘 연장됨에 따라 김 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는 다음 달 4~5일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병일/박민제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