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하나로 전세계 어디서나 통화할 수 있는 '단일 통화권'시대가 활짝 열렸다.

SK텔레콤과 KTF가 100개가 넘는 나라에서 글로벌 자동로밍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자동로밍을 지원하는 휴대폰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자동로밍은 별도의 설정 없이 국내에서 쓰고 있는 휴대폰 단말기와 번호를 해외에서 그대로 사용하는 서비스다.

휴대폰 문자메시지(SMS)도 해외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2세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에서는 SK텔레콤이 미국, 중국 등 18개국에서만 자동로밍 서비스를 제공했다.

KTF와 LG텔레콤 이용자는 주파수와 통신방식 차이 때문에 자동로밍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공항에서 별도로 로밍폰을 빌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훨씬 많은 나라에서 자동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의 '3G+', KTF의 '쇼' 등 3세대 이동통신이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방식이기 때문이다.

WCDMA는 전세계 80% 이상에서 사용하는 유럽식 2세대 기술인 GSM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WCDMA폰에 GSM모듈만 추가하면 GSM 국가에서도 자동로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해외 여행객 증가로 로밍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SK텔레콤과 KTF의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SK텔레콤이 이달 초 103개 국가와 자동로밍 계약을 체결하자 KTF도 자동로밍 대상 국가를 101개로 확대했다.

자동로밍이 가능한 휴대폰 출시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최근 출시된 자동로밍 휴대폰은 WCDMA 전용이며 GSM모듈을 장착해 100개국 이상에서 자동로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상과 음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WCDMA 로밍은 30여개 나라에서만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최근 삼성전자의 3세대 휴대폰 'SCH-W270'을 출시했다.

이 휴대폰에는 GSM모듈이 들어있어 WCDMA 영상로밍 외에 103개국에서 음성 자동로밍을 지원한다.

지난해 출시된 삼성 월드로밍폰(SCH-V920)도 100개국 이상에서 자동로밍을 제공한다.

이 휴대폰은 CDMA와 GSM 방식을 지원한다.

SK텔레콤은 내달 선보이는 휴대폰 2종을 포함, 올해 안에 출시되는 3세대폰에 GSM 모듈을 장착할 계획이다.

KTF는 WCDMA 로밍이 가능한 휴대폰 9종을 갖추고 있으며 이 가운데 6종은 101개국에서 음성 자동로밍이 가능하다.

지난달까지 출시된 3세대 휴대폰 5종 가운데 GSM 모듈이 들어있는 모델은 삼성 'SPH-W2500', LG 'KH1200', 팬택 'P-U5000' 등 3가지다.

여기에 최근 선보인 휴대폰 4종 가운데 삼성 'SPH-W2400'과 'SPH-W2700', KTFT의 'EV-W200' 등 3종이 101개국 자동로밍을 지원한다.

KTF는 내달까지 WCDMA 영상로밍 46개국을 포함해 총 110개국으로 자동로밍 국가를 늘릴 계획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이와 함께 로밍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해외사업자에 따라 구간별로 된 요금을 국가별 단일 요금제로 바꿀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해외 로밍 요금을 사전에 가늠할 수 있어 요금을 둘러싼 분쟁이 줄어들고 서비스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KTF 관계자는 "3세대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글로벌 로밍 시장이 한층 활기를 띨 것"이라며 "자동로밍 국가를 확대하고 해외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프로모션을 꾸준히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