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현대중공업이 해외 굴삭기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중공업은 1,2위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중국 시장에 이어 인도 시장 진출을 놓고도 신경전을 전개하고 있다.

두 회사는 올 1분기 중국 굴삭기 시장에서 엎치락뒤치락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1월에는 현대중공업이 540대를 판매해 두산인프라코어를 59대 차이로 근소하게 앞섰으며 2월에는 두산인프라코어가 670대를 팔아 현대중공업을 181대 차이로 눌렀다.

하지만 3월에는 현대중공업이 2125대를 판매해 2051대를 판매한 두산인프라코어를 역전 추월했다.
중국 굴삭기 시장 쟁탈전 이어 제2라운드...두산.현대重, 인도로 전선확대
올 1분기 전체를 놓고 볼 때는 두산인프라코어가 22.7%의 시장점유율을 보여 현대중공업을 0.3%포인트 차로 앞섰다.

두 회사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는 것은 올해만이 아니다.

2002년부터 두 회사는 약 1%포인트 내외의 시장점유율 차이를 보이며 엎치락뒤치락해 왔다.

2005년에는 0.5%포인트 차이로 현대중공업이 앞섰으며 지난해에는 1.1%포인트 차이로 두산인프라코어가 역전에 성공했다.

올해 중국 굴삭기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8% 증가한 4만600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현재 추세대로라면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중공업이 나란히 1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굴삭기 1대가 평균 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게 되는 셈이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면서 두 회사의 중국 영업팀은 상대방의 실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대방이 실적을 부풀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보내고 있다.

두 회사의 싸움은 중국에 이어 인도 시장으로도 확전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인도에 굴삭기 공장 설립을 추진하자 현대중공업도 기존에 검토해 왔던 현지 공장설립 작업에 속도를 내왔다.

현대중공업 측은 최근 두산인프라코어가 굴삭기 공장 건설을 위한 인도 현지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하자 "공장은 우리가 먼저 가동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 회사의 공장은 모두 연간 3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최승철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우리가 인도에 진출한다고 하니까 현대중공업이 서둘러 공장부지를 먼저 매입했다고 들었다"며 "우리보다는 진도가 빠를 것 같지만 인도 사업은 가봐야 안다"며 강한 승부 의욕을 보였다.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베이징올림픽 특수, 2단계 서부대개발 등의 호재로 중국 굴삭기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인도 굴삭기 시장도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26%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의 대표적인 굴삭기 업체들이 선의의 경쟁으로 해외 시장을 휩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