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설비투자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8일 내놓은 '외환위기 이후 설비투자 추이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2005년 설비투자 증가율은 3년 만에 경제성장률을 넘어섰으며 지난해에는 경제가 5.0% 성장하면서 설비투자도 7.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경제성장이 이뤄져도 설비투자는 늘지 않던 경향과는 완전히 다른 현상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연구소는 "외환위기 이후 2005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4.1%였으나 설비투자 증가율은 1.4%에 불과했다"며 "경제성장이 1% 이뤄질 때 설비투자는 1.5% 증가했던 외환위기 이전에 비하면 상당히 미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과잉 투자 조정이 진행된 데다 2002년 신용카드 사태에 이은 가계부채 조정으로 운수장비 등 비제조업체들의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연구소는 그러나 2000년대 초반까지 기업들의 급격한 구조조정 이후 기업의 재무구조가 건전해지고 설비자본의 생산성도 크게 향상되는 등 설비투자 애로 요인이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경제성장과 설비투자 간 선순환을 복원하려면 출자총액제한 등 진입 규제와 토지 이용 및 수도권 입지 규제를 완화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야 하며 중소기업 구조조정으로 과다한 산업 경쟁을 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