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V포털 포럼이 28일 발족시킨 365℃ 서비스는 기존 인터넷TV(IPTV)와 달리 모든 콘텐츠 업체에 문호를 개방한다는 점에서 구글,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이 사실상 IPTV의 표준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DTV포털의 등장은 통신사업자,케이블TV방송국(SO) 등 기존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상당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콘텐츠에 대한 선택권이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다.


◆DTV포털 서비스란

DTV포털 포럼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와 SK텔레콤(서비스업체),그리고 8개의 콘텐츠 업체가 참여해 만든 '연합군'이다.

소비자들은 삼성과 LG가 각각 오는 6월과 내년 초에 내놓을 365℃ 전용 셋톱박스를 구입하고 SK텔레콤을 통해 서비스에 가입하면 TV 화면에서 콘텐츠를 검색해 즐길 수 있다.

지금까지는 CJ인터넷,판도라TV 등 8개 업체의 콘텐츠만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웬만한 콘텐츠 제공 업체들을 모두 참여시킬 계획이어서 소비자들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정보를 검색하듯이 TV를 통해 모든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다.

권희민 DTV포털 포럼 회장(삼성전자 부사장)은 "1인 미디어인 PC와 달리 TV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특히 서비스를 무료로 시작하기 때문에 시장에 큰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업체들은 어떻게 돈 버나

이 서비스를 통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가 노리는 것은 거실에서의 주도권 확보.IPTV의 확산으로 PC가 거실로 나오는 상황에서 거실의 주도권을 빼앗기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삼성과 LG는 셋톱박스,DVD플레이어뿐 아니라 디지털 TV에도 포털 기능을 내장해 가전기기 판매를 늘려 나가고,이를 홈네트워크 사업과 연계시킴으로써 향후 멀티미디어 시장 전반의 주도권을 틀어쥔다는 전략이다.

가입자 관리와 요금 통합 징수의 역할을 맡은 SK텔레콤은 징수 수수료,콘텐츠 업체와의 수익 배분 등을 통해 돈을 번다.

특히 유선망이 없어 고민인 SK텔레콤은 이 서비스를 통해 IPTV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콘텐츠 업체들은 자신들의 콘텐츠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이 하나 더 생겼다는 점에서 시장 영향력이 다소 강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선택하지 않으면 도태하는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했다는 점에서는 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망 중립성 확보가 성공의 관건

365℃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망을 통해 이뤄지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KT, LG파워콤,하나로텔레콤 등 망 사업자와의 관계가 성공의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이 서비스가 다루는 대부분의 콘텐츠는 상당한 용량을 차지할 것으로 보여 KT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망을 개방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현재로서는 성공이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기본적으로 망 중립성(모든 업체가 공평하게 망을 사용하는 것)을 보장한다는 게 정보통신부의 정책 방향이지만 고용량의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는 '프리미엄 망'의 경우는 예외로 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DTV포털 포럼 측은 디지털 TV에 걸맞은 고화질,고용량의 콘텐츠를 소비자들에게 보내는 망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하나로텔레콤,디지털케이블TV 등 기존 사업자의 견제도 주목되는 부분.이 업체들이 기존 콘텐츠 업체에 대한 압력과 함께 저가 공세에 나설 경우 관련 시장 전체가 '레드오션(출혈 경쟁 시장)'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