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賢洙 < 코오롱건설 대표이사 hswon@kolon.com >


외계에서 보면 지구는 푸르다.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물이 있는 행성으로,바다가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이 있어 온갖 생물체가 살아가고 있으며 사람 몸도 물이 70% 정도다.

공기도 없어서는 안되지만,피부에 더 와닿는 것은 아무래도 물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는 물을 만물의 본질로 설파하기도 했다.

이러한 물이 위협받고 있다.

물이 부족해지면서 값도 비싸지고 있다.

예전에는 그 흔한 물을 돈 주고 사먹는 걸 상상도 못했다.

조선시대 대동강 물을 팔았던 봉이 김선달 얘기나 과거 보러 상경한 선비들한테 물을 팔았던 북청물장수를 보면 우리 선조들에게도 이미 물을 장삿속으로 헤아렸던 선견지명이 있었던 듯싶다.

중국과 인도의 급성장으로 온갖 원자재가 블랙홀마냥 빨려들어가고 있는 가운데,물 또한 예외가 아니다.

중국 인구의 20%가 몰려있는 황하강이 온난화로 계속 말라가고 있는 가운데 급속한 산업화로 지구적인 물부족을 유발하고 있다.

바닷물이 평균수심 4000m로서 지구의 절반 이상을 덮고 있는데 무슨 물 부족이냐고 하겠지만,이러한 바닷물을 식수나 공업용수로 쓰기 위해서는 담수화처리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보다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은 당장 쓸 만한 물을 잘 보존하고 이용하는 것이다.

유럽 국가들은 물이 돈이 된다는 생각에 눈을 뜬 지 오래다.

세계 물시장은 연관산업까지 따지면 800조원에 이른다.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의 4배를 넘는 규모다.

이것이 2015년에는 배가되는 16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프랑스의 '베올리아'란 회사는 물만 갖고 이미 연간 매출이 15조원에 이른다.

우리나라 작년 10위권 기업의 매출에 필적하는 수치일 뿐 아니라,국내 전체 물산업 매출과 같은 규모다.

특히 각국이 정부 차원의 사회간접자본 개념에서 민간 경쟁체제로 바꾸면서 유수의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생명을 담보로 하는 물산업이지만 민간기업들을 믿고 맡긴 결과다.

독일 맥주나 프랑스의 생수는 유명하지만 결코 그들 나라의 수질은 좋지 못하다.

철저한 물 산업화와 함께 연관 상품의 성공적인 브랜드화로 나라를 대표하는 맥주와 생수를 만들어낸 것이다.

물을 단순히 물로 보지 않고 가능성을 예견한 결과였다.

물산업과 관련된 국내외 주식펀드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금년도를 목표로 국제표준화(ISO)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선진국들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을 유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물산업은 금세기 초반에 석유산업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세기 검은 황금(석유)을 제치고 블루골드(Blue Gold·물)가 21세기 새로운 미래 성장산업으로 다가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