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바이오 벤처기업이 사료에 첨가해 가축에 먹일 경우 흡수율을 기존보다 4배 이상 높일 수 있는 바이오 사료 첨가제를 국산화했다.

경기도 시화공단 입주업체인 이노바이오(대표 백연수·66)는 바이오 방식으로 아미노산과 미네랄을 적정 비율로 결합한 무항생제 사료 첨가제인 '킬레이트 미네랄'(유기질 형태의 미네랄)을 개발,국내 축산농가에 보급한 결과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킬레이트 미네랄은 미국 일본 등에서만 개발에 성공한 고급 기술이 필요한 첨단 사료 첨가제다.

이 회사에 따르면 이 제품을 갖고 돼지 9000마리를 기르는 전북 부안의 진영축산(사장 이인철)에서 2년 정도 테스트 한 결과 한 마리를 110㎏으로 키우는 데 평균 158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양돈농가가 이 무게 돼지로 기르는 데 185일이 걸리는 것과 비교했을 때 15%가량 빠른 것이다.

또 항생제를 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30%에 이르던 폐사율이 현재 10% 미만에 그쳤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농가에서 생산한 돈육은 육질 상위등급인 A·B등급 판정비율도 평균 90.5%나 나왔다고 백연수 대표는 소개했다.

국내 축산농가에서는 현재 대부분 기르는 가축에 부족한 미네랄을 보충시키기 위해 철분 아연 칼슘 등의 무기태 미네랄(무기질 상태 미네랄)을 사료에 섞어 먹이고 있다.

하지만 무기태 미네랄은 가축이 먹은 뒤 산성도(pH)가 맞지 않아 20%가량만 흡수되고 나머지는 분뇨로 배출되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백 대표는 아미노산과 미네랄을 2 대 1의 비율로 단단하게 결합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했으며 가축이 먹을 경우 소장에서 직접 흡수하도록 하는 원리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흡수율이 최대 90% 선에 이르러 가축의 성장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제품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면역 작용을 하는 생균제(프로바이오틱스)가 포함돼 항생제를 쓰지 않고도 가축 폐사율을 낮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는 이 제품을 국내에 수입되는 외국산 킬레이트 미네랄(1kg당 최고 1만5000원)보다 최대 33%가량 낮은 1만원대에 공급하고 있다.

서울대 축산학과(61학번)를 나온 백 대표는 58학번 학과 선배 김현욱 전 서울대 교수를 기술고문으로,63학번 후배 백인기 중앙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각각 영입해 킬레이트 미네랄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김 전 교수는 국내 유산균 연구분야의 선구자로 손꼽히고 백 교수는 1992년 국내 처음으로 킬레이트 미네랄 연구에 나선 전문가다.

이노바이오는 시범적으로 추진한 진영축산에서의 사례에 힘입어 지난해 총 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백 사장은 "올해엔 닭고기업체 체리브로의 이마트 납품용 제품에 킬레이트 미네랄을 사용키로 해 매출액이 8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