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차례의 '정치파업'을 벌였던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또 다시 정치파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지부장 이상욱)는 금속노조가 한·미 FTA 비준 저지를 위해 다음 달 25일부터 예정하고 있는 총파업투쟁에 부분 파업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현대차지부는 이에 따라 다음 달 25일 현대차 아산과 전주공장,26일 울산공장,27일 수도권의 남양연구소 등 권역별로 나눠 2시간씩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이어 28일 4시간,29일 6시간 동안 전 사업장에서 부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현대차지부는 다음 달 중순께 대의원대회를 통해 파업 계획을 최종 확정짓는 한편,지부교섭 요구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올초 금속노조 현대차 초대 지부장에 취임한 이상욱 지부장이 정치파업을 자제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달리 이처럼 파업에 나서기로 한 것은 최근 금속노조 교섭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회사 측에 대한 압박 수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임기가 6개월밖에 남지 않은 현 집행부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습관적으로 파업을 벌이는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장 조합원들이 정치파업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집행부의 파업 결정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장 조합원들은 정치파업에 따른 비난 여론과 경영난 등을 의식,내부적으로 파업반대 정서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이상욱 지부장은 "다음 달 초부터 울산공장을 시작으로 한·미 FTA 설명회를 갖고 파업의 당위성 등을 충분히 설명해 조합원들을 이해시키겠다"고 말했다.

울산상공회의소 등 산업계에선 "현대차 노조는 1987년 노조 설립 후 1994년 한 해를 제외하고 20년 연속 줄파업을 벌여와 울산지역 경제에 큰 손실을 입혔다"며 "이번에 또다시 파업을 한다면 노조발 경영위기가 현대차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