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총장 오영교)가 기업 수요가 적은 독어독문학과 북한학과 등의 정원을 50% 이상 감축하는 구조개혁안을 내놨다.

이번 개혁안은 그동안 해당 학과 교수와 학생 등의 눈치를 보며 구조조정을 미뤄왔던 다른 대학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는 29일 학과 구조조정과 BT(생명공학) CT(문화기술) IT(정보기술) 분야 특성화 전략을 골자로 한 '2008학년도 대학 편제 및 정원 조정'을 발표했다.

조정안에 따르면 독문과 정원을 30명에서 15명으로,북한학과를 40명에서 20명으로 줄이는 등 2008학년도 입학 정원의 약 5%인 255명(서울 캠퍼스 110명,경주 캠퍼스 145명)을 감축키로 했다.

또한 교육의 수월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철학과 윤리문화학과 독문과 등을 기존의 학과 체제에서 '철학윤리문화학부'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08학년도부터 2010학년도까지 매년 학과별 대외평판도,취업률,입학성적 등을 평가해 입학 정원의 10%를 평가 점수가 좋은 학과에 배분하는 '상시 정원관리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 밖에 서울캠퍼스는 BT CT IT분야를,경주캠퍼스는 ET(환경공학)분야를 특성화하기로 했으며 조계종 종립대학으로서 불교대 재학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기숙사 및 사찰생활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오영교 총장이 재학률 취업률 등의 데이터를 갖고 해당 학과 교수와 학생들을 직접 설득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 교무팀 관계자는 "서울시내 4년제 대학에서 이 정도의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책연구부장은 "동국대가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다른 대학들도 자극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학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봤을 때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