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이 비극은 미국 작가들의 시선을 전 세계로 더욱 확장시켜준 사건이었다.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미국 작가 게리 슈테인가르트(35)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이번에 출간된 소설 '망할 놈의 나라 압수르디스탄'(민음사)에서 러시아의 부패와 세계 곳곳의 부조리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을 꼬집는다.

이번 소설은 그의 두번 째 작품.러시아 갱스터의 아들 미샤 바인베르크가 미국 비자를 얻기 위해 석유가 풍부한 압수르디스탄으로 가 벨기에 위조 여권을 사들인 뒤 겪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권력가의 딸인 애인 덕분에 압수르디스탄의 다문화 장관으로 임명된 미샤는 석유를 둘러싼 내전을 해결하기 위해 좌충우돌한다.

작가는 소설 곳곳에서 러시아와 미국에 대한 풍자를 펼쳐보인다.

미샤가 미국 유학시절 다닌 학교 이름은 '어쩌다보니 대학(Accidental College)'이다.

미국의 고등교육 실태를 비꼰 것이다.

압수르디스탄이라는 이름도 영어 '압수르드(absurd:불합리한)'와 중동·러시아 근처 나라의 이름에 곧잘 붙는 '스탄(stan:땅)'의 합성어다.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미국 등 다양한 문화를 접한 그의 성장 배경 또한 이를 '합리적'으로 비꼴 수 있는 근거가 됐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소설에는 항상 시사적인 의미가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내 작품이 그 요건을 만족시키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