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의 늑장 대응 및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29일 형사부와 특수부,마약·조직범죄수사부 검사들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미 경찰이 수사 의뢰한 김학배 서울청 수사부장과 장희곤 남대문서장 등 관련자 5~6명을 출금하고 계좌추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박철준 1차장검사는 "국민의 입장에서 경찰 수사 은폐·외압 의혹의 진상을 투명하고 신속히 규명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수사팀은 김 회장의 보복폭행 본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서범정 형사8부장이 주임검사를 맡았다.

검찰은 경찰 감찰에서 진행된 통화내역 조사와 계좌추적 결과를 토대로 한화의 경찰 고위층 로비 여부,초동수사 부실 문제,남대문서 이첩 경위,수사간부와 조폭 회동 등 갈래를 나눠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경찰수사 라인에 있던 관계자들도 곧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날 박 차장 검사는 "한화 리조트 K감사의 한화 본사 사무실을 28일 압수수색했지만 외압 수사가 아닌 폭행 사건 본류와 관련된 압수수색"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 안팎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이택순 경찰정장은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지난달 말 고교동창생인 한화증권 고문 Y씨와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Y씨는 "사적인 주제로 대화를 하다가 통화가 끝날 때 슬쩍 (김승연 회장 문제를) 물어보니 이 청장이 '넌 끼지 마라.네 일도 아닌데 문제가 어려워'라고 단호히 말했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지난 4일 국회 행정자치위에 출석해 보복폭행 사건 발생 이후 한화 측과 단 한 차례도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고 얘기한 바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