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이 대부업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 당국이 시중은행들에 저신용층을 대상으로 하는 소액 신용대출 시장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건전한 소액 신용대출 시장을 양성,서민에 더 많은 금융 혜택을 주려는 금융당국의 정책적 주문에 은행권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29일 금융감독 당국 고위 관계자는 "외국계 대부업체들의 국내 소액 신용대출 시장 '싹쓸이'를 막고 서민이나 금융 소외계층들이 보다 싼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시중은행들이 저신용층을 대상으로 한 고금리 신용대출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대형 은행들이 저축은행이나 캐피털 할부금융 등의 자회사를 새로 설립하거나 기존 자회사를 통해 고금리 신용대출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이 자회사를 통해 소액 신용대출 시장에 진출하면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혜택이 확대될 뿐 아니라 일본계가 주도하고 있는 소액 신용대출 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자금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져 대출금리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60%를 웃도는 대부업체 금리가 20~40%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이 그동안 대부업에 진출하지 않았던 것은 서민을 대상으로 고리대금업을 한다는 비난 여론을 우려한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이 이런 이유에서 고금리 대출 시장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하고 있는 사이 러시앤캐시 산와머니 등 외국계,특히 일본계 대부업체들은 대출 잔액이 각각 5000억원,35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연간 수익 규모만도 1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