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포기하지 말고 단일후배 내야" 주문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29일 민주당 박상천 대표를 만나 "국민은 중도개혁세력의 대단합을 바라고 있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단일 후보에는 이른다는 각오로 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서울 동교동 사저에서 50여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의 뜻은 단일 정당을 만들거나 그것이 어려우면 연합해서 단일화를 하라는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가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이 전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과 추진 중인 '소통합'에 국한하지 말고 대통합에 주력하라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대통합의 문제점을 장시간 설명하는 등 DJ의 주문에 강한 반론을 제기했다.

박 대표는 "대통합은 성사도 어렵고 부작용도 많다"며 "대통합으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무분별하게 통합이 되면 정도의 차가 큰 이질세력이 모여 대선공약 채택도 어렵고 정상적인 정당으로 볼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열린우리당 내 특정 인사를 통합에서 제외하는 기존의 '배제론'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국정 실패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세력이 새로운 정책을 내걸면 대선도 해볼 만하고 승리도 가능하다"면서 "대통령께서 조금만 도와주면 극소수의 국정실패 책임자만 제외하고 사실상 대부분을 포용해 친노파든 민주노동당이든 모두 포용해 한나라당과 맞서겠다"고 말했다.

범여권 내부에선 이처럼 통합을 주문하는 발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DJ의 '훈수정치'에 대해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김 전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해 "국민의 입장에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말씀하신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정치 주간이 끝났다.

박 대표와의 면담을 끝으로 당분간 정치인들과의 만남을 갖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