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MBA시대] 시장 밀착형 MBA가 서울대 체질변화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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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근 < 서울대 경영대학장 >
대담=이동우 부국장
요즘 서울대 경영학부 학생들은 아침 8시에 나와 영어 과외를 받고,8학기 중 1학기는 교환학생이나 인턴십 형태로 해외에서 보낸다. 또 100% 영어강의를 07학번은 5강좌,08학번은 7강좌씩 듣는다.
강의 방식도 토론식으로 변했다. 경영학부의 이런 변화는 상위코스인 MBA(경영전문대학원)가 지난해 8월 생기고 난 이후의 변화다.
아직 첫 졸업생도 내지 않은 짧은 기간에 서울대 MBA가 대학 전체 변화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 1월 서울대 경영대학장으로 취임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곽수근 교수(54·회계학)를 최근 SK경영관 경영대 학장실에서 만났다.
-서울대 MBA의 출범을 일단 '성공'이라고 자평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오는 8월 졸업을 앞둔 1기 학생들에 대한 취업 인터뷰가 쇄도하고 있으니까요. 학생은 50명밖에 없는데,홍콩 모건스탠리에서도 인터뷰 요청이 올 정도입니다. 지난 4일 마감한 2기 모집 때는 외국인의 지원 비율이 20%가 넘었습니다. 지원국가도 다양해서 미국,캐나다,태국 등 10개국 이 넘었죠. 작년에 외국인이 거의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성과입니다."
-외국인 교수(20명) 비율이 국내 MBA 중 최고라고 하는데 외국의 일류교수들을 유치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요.
"듀크,컬럼비아,시카코 등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교수들이 바쁜 일정 중에 한국에 오래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2주는 있을 만 합니다.그래서 1과목을 2주에 끝내는 전략을 구사한 거죠. 이 방식으로 유명 교수들을 모셔올 수 있다는 것을 보고 다른 대학들도 벤치마킹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MBA는 케이스 스터디에서 특장을 보여야 하는데 저널같은 것을 계획하고 있는지요?
"한국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경영 월간지)'같은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의 인사제도,특색 등을 분석한 한국 기업 경영사 시리즈(40권)와 한국의 경영 시리즈(47권) 출간을 준비 중입니다."
-서울대 MBA가 세계 최고로 내세울 것은 뭘까요?
"세계 톱10 안에 들려면 서울대만의 '개인기'가 있어야죠. 그게 바로 우리기업 분석입니다. 기업과 상생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도 MBA의 또다른 목적입니다. 과거 학교는 기업에 별로 주는 것도 없이 돈만 요구했습니다. 이제는 서로 주고 받는 상생시대가 왔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실무에서 느낀 점들을 학교에 와서 다 털어놓고 가면,학교는 그 재료들을 주워담아 현실과 이론을 접목하겠다는 얘깁니다. 서로 '윈윈(win-win)'하려면 기업이 못하는 일을 학교가 해줘야 합니다."
-요즘 기업들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MBA는 기업인을 재교육시키는 것이기에 MBA가 창출한 부가가치가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상당히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을 텐데요.
"솔직히 망설여지는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대학 전체가 변신을 하기 위해서도 MBA를 해야한다고 작심했지요.
MBA는 졸업생들의 몸값에 따라 랭킹이 분명하게 매겨집니다. 그것도 글로벌경쟁력 순위로 드러납니다. 모험입니다만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MBA는 운영목적에 따라 학생선발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대기업 중심인지, 중견기업의 인재양성이라는 측면도 고려되는지 궁금합니다.
"시장에서 원하는 사람을 뽑습니다.1년 동안 정성스럽게 가르쳤을 때 시장가치가 높아질 사람을 원합니다.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피력해야 합니다."
-MBA가 다른 단과대학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만.
"학교 전체가 학생들의 장래에 신경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과거에는 학부생들이야 취직을 하든 말든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경영대학이 최고경영자(CEO) 멘토 프로그램을 실시하고,이력서 쓰는 법까지 세세하게 알려 주기 시작하면서 다른 단과대학들도 자극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하버드 MBA는 학생들에게 명함까지 맞춰주며 학생 개개인의 취업에 세심한 신경을 기울입니다.우리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서울대 MBA의 장기비전은 무엇입니까.
"흔히들 토종 MBA의 역할을 해외로 떠나는 '국내 유학생 잡기'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출 대체재'로서의 MBA만 가지고서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없습니다. 궁극적 목표는 외국에서 공부하던 한국 학생이 돌아오고,한국 경제를 배우려 외국 학생들이 유학을 오는 것입니다."
-현재 MBA는 직장을 그만둬야 수강이 가능합니다. 직장인들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은 없나요.
"있습니다. 내년 3월 경기도 수원 광교 테크노 MBA가 문을 열 예정입니다. 현재 공대와 함께 추진 중입니다. 테크노 MBA는 직장인을 위주로 한 주말 2년 코스입니다. 그 밖에 금융 MBA도 계획 중입니다."
정리=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대담=이동우 부국장
요즘 서울대 경영학부 학생들은 아침 8시에 나와 영어 과외를 받고,8학기 중 1학기는 교환학생이나 인턴십 형태로 해외에서 보낸다. 또 100% 영어강의를 07학번은 5강좌,08학번은 7강좌씩 듣는다.
강의 방식도 토론식으로 변했다. 경영학부의 이런 변화는 상위코스인 MBA(경영전문대학원)가 지난해 8월 생기고 난 이후의 변화다.
아직 첫 졸업생도 내지 않은 짧은 기간에 서울대 MBA가 대학 전체 변화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 1월 서울대 경영대학장으로 취임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곽수근 교수(54·회계학)를 최근 SK경영관 경영대 학장실에서 만났다.
-서울대 MBA의 출범을 일단 '성공'이라고 자평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오는 8월 졸업을 앞둔 1기 학생들에 대한 취업 인터뷰가 쇄도하고 있으니까요. 학생은 50명밖에 없는데,홍콩 모건스탠리에서도 인터뷰 요청이 올 정도입니다. 지난 4일 마감한 2기 모집 때는 외국인의 지원 비율이 20%가 넘었습니다. 지원국가도 다양해서 미국,캐나다,태국 등 10개국 이 넘었죠. 작년에 외국인이 거의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성과입니다."
-외국인 교수(20명) 비율이 국내 MBA 중 최고라고 하는데 외국의 일류교수들을 유치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요.
"듀크,컬럼비아,시카코 등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교수들이 바쁜 일정 중에 한국에 오래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2주는 있을 만 합니다.그래서 1과목을 2주에 끝내는 전략을 구사한 거죠. 이 방식으로 유명 교수들을 모셔올 수 있다는 것을 보고 다른 대학들도 벤치마킹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MBA는 케이스 스터디에서 특장을 보여야 하는데 저널같은 것을 계획하고 있는지요?
"한국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경영 월간지)'같은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의 인사제도,특색 등을 분석한 한국 기업 경영사 시리즈(40권)와 한국의 경영 시리즈(47권) 출간을 준비 중입니다."
-서울대 MBA가 세계 최고로 내세울 것은 뭘까요?
"세계 톱10 안에 들려면 서울대만의 '개인기'가 있어야죠. 그게 바로 우리기업 분석입니다. 기업과 상생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도 MBA의 또다른 목적입니다. 과거 학교는 기업에 별로 주는 것도 없이 돈만 요구했습니다. 이제는 서로 주고 받는 상생시대가 왔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실무에서 느낀 점들을 학교에 와서 다 털어놓고 가면,학교는 그 재료들을 주워담아 현실과 이론을 접목하겠다는 얘깁니다. 서로 '윈윈(win-win)'하려면 기업이 못하는 일을 학교가 해줘야 합니다."
-요즘 기업들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MBA는 기업인을 재교육시키는 것이기에 MBA가 창출한 부가가치가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상당히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을 텐데요.
"솔직히 망설여지는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대학 전체가 변신을 하기 위해서도 MBA를 해야한다고 작심했지요.
MBA는 졸업생들의 몸값에 따라 랭킹이 분명하게 매겨집니다. 그것도 글로벌경쟁력 순위로 드러납니다. 모험입니다만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MBA는 운영목적에 따라 학생선발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대기업 중심인지, 중견기업의 인재양성이라는 측면도 고려되는지 궁금합니다.
"시장에서 원하는 사람을 뽑습니다.1년 동안 정성스럽게 가르쳤을 때 시장가치가 높아질 사람을 원합니다.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피력해야 합니다."
-MBA가 다른 단과대학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만.
"학교 전체가 학생들의 장래에 신경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과거에는 학부생들이야 취직을 하든 말든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경영대학이 최고경영자(CEO) 멘토 프로그램을 실시하고,이력서 쓰는 법까지 세세하게 알려 주기 시작하면서 다른 단과대학들도 자극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하버드 MBA는 학생들에게 명함까지 맞춰주며 학생 개개인의 취업에 세심한 신경을 기울입니다.우리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서울대 MBA의 장기비전은 무엇입니까.
"흔히들 토종 MBA의 역할을 해외로 떠나는 '국내 유학생 잡기'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출 대체재'로서의 MBA만 가지고서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없습니다. 궁극적 목표는 외국에서 공부하던 한국 학생이 돌아오고,한국 경제를 배우려 외국 학생들이 유학을 오는 것입니다."
-현재 MBA는 직장을 그만둬야 수강이 가능합니다. 직장인들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은 없나요.
"있습니다. 내년 3월 경기도 수원 광교 테크노 MBA가 문을 열 예정입니다. 현재 공대와 함께 추진 중입니다. 테크노 MBA는 직장인을 위주로 한 주말 2년 코스입니다. 그 밖에 금융 MBA도 계획 중입니다."
정리=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