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6.218cm)이 속칭 `거인증'이라 불리는 '말단 비대증'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30일 보도했다.

경희대학교 내분비내과 김성운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최홍만의 경우 키가 2m 이상 자랐고 얼굴 형태를 보면 틀림없는 말단 비대증"이라면서 "빠른 시일 내에 치료를 받아야지만 생명을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말단 비대증이란 뇌하수체에서 생긴 종양 때문에 성장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돼 신체 말단 부위인 얼굴과 손발 등의 성장이 계속 멈추지 않는 희귀질환이라고 전했다.

'거인증' 논란은 최홍만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체육위원회(CSAC)가 지정한 병원에서 받은 메디컬 테스트 결과가 발단이 됐다.

김성운 교수는 "예전에 최홍만을 직접 만나 정밀진단을 받을 것을 권유했지만 그가 수락하지 않았다"면서 "종양이 커지면 머리가 아프다. 또 심장과 손발은 계속 자란다. 나중에는 대장에 암도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최홍만도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치료를 받게 된다면 격투기 선수 생활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서 정밀 검사를 회피한 것 같다"면서 "생명 단축을 끊기 위해서라도 당장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홍만은 6월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릴 'K-1 다이너마이트 USA' 대회 최고 이벤트 경기로 프로레슬링 스타 출신 브록 레스너(30.미국)와 맞대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홍만은 대회 출전을 앞두고 현지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결과 머리 속에서 종양이 발견돼 CSAC로부터 출전 허가를 받지 못해 결국 레스너와 대진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K-1 대회 주최사인 FEG 한국지사는 "최홍만이 경기를 치르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최홍만 출전을 계속 추진하는 동시에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김민수(32)를 대신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EG 한국지사 관계자는 "머리 속에서 발견된 종양은 거인증에 걸린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경기를 치렀고 이번 대회에서 어떤 지장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홍만 출전 여부는 현지시간으로 31일 회견을 통해 정확히 밝혀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키 2m5㎝로 우리나라 역대 여자 농구 선수 중 가장 큰 키로 알려진 김영희씨(43)도 현재 거인병으로 불리는 '말단비대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