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들이 좀처럼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0일 오전 10시23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선 SK텔레콤(-0.5%)과 KTF(-1.6%), KT(-1.3%) 등이 일제히 뒷걸음질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선 LG텔레콤이 강보합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하나로텔레콤은 이틀째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29일까지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왔지만, 통신업종 지수는 올들어 오히려 10% 넘게 밀려나며 철저히 소외당하고 있다.

이달 초 저가 매력이 부각되며 반짝 상승하기도 했지만, 중순 이후 다시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폭의 절반 정도를 반납한 상태다.

이러한 부진의 원인으로는 3G 서비스 출시 등에 따른 이동통신 시장의 마케팅 경쟁 심화 우려와 차기 성장 동력으로 기대되던 IPTV의 허가 지연 등이 지적되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은 이달 초 제시한 분석 보고서에서 이동통신 업체들의 출혈 경쟁이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화증권은 IPTV 서비스 관련 입법이 연내 어려워 보인다는 점에서 KT의 단기적인 주가 모멘텀은 중간 배당밖에 없다고 판단했었다.

실적과 기업가치가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어 새로운 모멘텀과 의미있는 외형 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M&A 기대감이 지나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 간의 주가 부진 등을 감안할 때 조만간 이러한 과매도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양종인 연구원은 이날 "부정적 요인들은 이미 현재 주가에 대부분 반영돼 있어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밸류에이션상 시장뿐 아니라 해외 통신업체들과 비교해도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수익성이 좋은 통신주들의 주가 할인폭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양 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통신시장의 마케팅 경쟁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설비투자가 줄어들면서 현금흐름이 좋아져 주주이익 환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SK텔레콤과 KT, KTF의 배당수익률(자사주 포함)은 각각 5.2%, 6.6%, 3.8%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높은 배당수익률은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제공해 준다.

이어 그는 HSDPA 등 차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과 업계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도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꼽았다.

밸류에이션과 배당이 매력적인 SK텔레콤, LG파워콤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가는 LG데이콤, 하나TV의 성장성이 돋보이는 하나로텔레콤이 투자유망하다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