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결.코크스 공정 없애

파이넥스 공법은 가공하지 않은 자연 상태의 가루 모양 철광석과 일반 유연탄을 바로 사용해 쇳물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이 공법이 적용되면 제철 공정이 획기적으로 축소돼 환경오염 최소화,투자비 절감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1960년대 이전까지는 일관제철소 공정은 소결,코크스,용광로,전로,조괴,분괴,압연 등 7개 공정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1960년대에 정련한 쇳물을 연속적으로 주형에 흘려 넣어 슬래브를 만드는 연주 공정이 개발됨으로써 조괴 공정과 분괴 공정이 대체돼 1개 공정을 단축,일관 제철 공정의 대혁신을 이루게 됐다.

이후 40년 동안 일관 제철소는 각 공정별 설비 개선 및 최적화가 진행됐지만 소결→코크스→용광로→전로→연주→압연의 6개 공정을 더 이상 단축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가동되는 포스코의 파이넥스 상용 설비는 기존 일관 제철 공정에서 소결과 코크스 등 철광석과 유연탄을 사전 가공하는 2개 공정을 생략함으로써 6개 공정을 4개 공정으로 대폭 단축시켰다.

이는 '쇳물은 용광로에서 생산된다'는 철강 산업의 일반적 기술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세계 제철기술 역사의 일대 변혁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이넥스 공법은 통기성을 높이기 위해 철광석을 단단한 덩어리로 만드는 소결 공정을 없애고 가루 철광석을 로(爐) 내에 띄워서 바로 철광석에서 철을 분리해 내는 '유동환원 조업기술'이 핵심이다.

또 분말 형태의 환원철을 섭씨 700도 이상에서 압력을 가해 덩어리 형태로 만드는 'HCI(Hot Compacted Iron) 제조기술'과 가루 형태의 유연탄에 첨가제 등을 균일하게 혼합한 후 압력을 가해 조개탄과 같은 덩어리 형태로 만드는 '성형탄 제조기술'도 매우 중요하다.

포스코는 파이넥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국내 224건,해외 20여개국 58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외부인의 견학 통제,출입문 검색 등 보안 유지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HCI와 성형탄을 용융로에서 쇳물로 만드는 '용융로 조업기술'도 핵심 기술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