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 4위의 원유수입국,세계 7위의 석유 소비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국제무대에서 유전개발은 '걸음마'수준에 불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에만 9억배럴의 원유를 들여 왔지만 한국 기업들이 참여해 생산 중인 26개 광구의 가채 매장량은 원유만 따져 4억8000만배럴에 불과하다.

천연가스 가채 매장량 7400만t(원유로 치면 6억3000만배럴)까지 더해도 11억배럴에 그친다.

단순계산해 1년 조금 넘게 쓰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얘기다.
불행 중 다행으로 국제유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한 2004년부터 한국석유공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해외 유전개발에 뛰어들어 탐사 및 개발광구를 상당수 확보했다.

한국 측 지분을 고려한 탐사 및 개발광구(서캄차카 해상광구 제외)의 매장량은 123억배럴 정도.이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나이지리아 해상광구(OPL 321,323)로 추정 매장량은 20억배럴이다.

한국 컨소시엄의 지분율은 60%로 20억배럴이 모두 채굴되면 12억배럴이 한국 몫이 된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 한국전력이 발전소를 건설해 주고 한국 컨소시엄이 탐사 및 개발권을 갖게 돼 해외 자원개발의 새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잠빌(Zhambyl)광구도 주목받고 있다.

이 곳은 한국이 27%의 지분과 23%의 우선구매권을 갖는 것을 골자로 한 막바지협상이 진행 중인 광구.현재까지 발표된 공식 가채 매장량은 10억배럴이지만 현지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은 17억~20억배럴까지 매장량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이남(Inam)광구도 기대광구 중 하나다.

가채 매장량은 20억배럴이며 한국은 이 가운데 20%의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가스공사도 우즈베키스탄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약 16억배럴 규모(1억9100만t)의 우준쿠이 가스전 탐사조사 및 7억1000만배럴(8400만t) 규모의 수르길(Surgil) 가스전 개발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지난해 3월 우즈베키스탄 측과 맺었다.

민간업체 중에선 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에서 A-1,A-3광구에서 8조5000억입방피트(석유 환산 16억배럴)의 가스전 개발에 성공했으며 또다른 광구인 AD-7광구도 확보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지난해엔 일시적 요인으로 석유와 가스의 자주개발률이 전년 4.1%에서 3.2%로 떨어지긴 했지만 민관의 꾸준한 투자에다 기대밖의 매장량 증가 등을 고려하면 2013년 18%로 높이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주개발률이란 석유·가스 등 국내 에너지 소비물량에서 한국이 자체 개발·생산한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