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미디어와 뉴 미디어의 관계를 조명해보는 '서울디지털포럼 2007'이 30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올드 미디어의 미래와 뉴 미디어의 발전에 대해 IT(정보기술) 전문가들이 주제 발표를 했다.

톰 컬리 AP통신 사장은 "기술 변화로 뉴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더라도 올드 미디어는 건재할 것이며 오히려 창의적인 기회를 맞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의 새로운 정의,그리고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 발표에서 신문 등 올드 미디어에 드리워진 네 가지 허구를 지적했다.

그는 첫 번째로 '인터넷의 허구'를 꼽았다.

컬리 사장은 "인터넷이 등장하면 올드 미디어가 퇴화될 것이라는 것은 허구"라면서 "올드 미디어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허구일 뿐이며 미디어는 항상 환경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드 미디어가 콘텐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도 허구"라고 주장했다.

"콘텐츠가 점점 더 특정 수용자에게 맞춤화 및 세분화되면서 오히려 새로운 마케팅 기회가 생기고 있으며 올드 미디어들은 이쪽으로 잘 가고 있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새로운 것이 탄생하면 옛날 것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공존하고 협조할 수 있는 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올드 미디어 광고가 줄고 있긴 하지만 콘텐츠 시장은 더 성장하고 있다"면서 "길은 많다"고 결론 내렸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웹과 모바일 기술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환경 변화의 가장 큰 변수로 이 두 가지를 꼽고 미디어들이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웹과 모바일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상호 작용하면서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유통하는 등 미디어 산업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웹과 모바일 기술로 인한 미디어 환경 및 소비자 요구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롱테일'의 저자 크리스 앤더슨은 언론의 역할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뉴스가 점점 일상 용품처럼 변하는 현실에서 미디어와 언론은 재정립돼야 한다"며 "과거처럼 편집,취재하는 것을 넘어 독자에게 대화의 공간을 제공하고 때론 독자와 경쟁하는 하이브리드 역할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블로그의 확산은 책임감 없고 질 낮은 미디어를 양산할 수도 있지만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서 진실을 말하게 될 것"이라고 옹호했다.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은 2~3년 안에 와이브로로 고화질(HD)급 영상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모든 디지털 미디어 기기와 이들을 통합하는 네트워크를 포함한 '올 디지털 플랫폼'을 실현해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임원기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