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일각에서 '노무현-DJ 연대론'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해찬 전 총리가 3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아 관심을 모았다.

이 전 총리는 이날 김 전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 등 자신이 제시한 차기 정부의 4대 과제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정치현안보다는 이달 중순 이뤄진 자신의 방미 결과를 말씀드리는 자리였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렇지만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무엇보다 김 전 대통령이 줄곧 대통합을 강조한 데 대해 노 대통령은 최근 "대세를 따르겠다"고 화답했다.

여기에 친노그룹의 장형격인 이 전 총리는 DJ가 평민당 총재시절 정계에 입문했고,국민의 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을 지낼 정도로 DJ와는 인연이 깊다.

더구나 당내 의원들 일부가 2차 탈당을 예고한 상태다.

이 전 총리가 당의 일대 분열을 막기 위해 노 대통령과 DJ 연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물론 정반대 시각도 없지는 않다.

두 전·현직 대통령이 똑같이 대통합을 주장하지만 방법론과 지향점에서 차이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연대론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DJ면전에서 대통합 반대를 분명히 한 데서도 드러났듯이 '훈수정치'의 한계도 노정된 상태다.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 측에서 반론을 제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도통합신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연대론은)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추가집단탈당 세력의 발목을 잡기 위한 새로운 논리"라며 "전·현직대통령이 연대해 다음 정권을 창출한다는 것은 어떤 정치교과서에도 없는 이상한 논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연대론은 대선 필패 카드다. DJ란 맑은 물에 노무현이라는 흙탕물을 섞으면 전부 다 흙탕물이 된다"고 일축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