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와 분양가 상한제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매수세가 꺾이면서 아파트 거래가 작년 말에 비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 강남권 3개구(강남·서초·송파)는 올 4월까지 월 평균 거래량이 500가구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건설교통부가 공개한 '4월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신고된 전국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3만5725건으로 3월(3만5310건)보다 소폭 늘었지만 작년 10월(6만5436건)과 11월(8만9458건)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여름철 비수기였던 작년 7월(3만178건),8월(3만1079건)보다는 다소 늘었다.

4월 거래신고분에는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하면 되기 때문에 일부는 3,4월 계약분이 함께 포함됐다.


◆서울 1~4월 4496건 거래 그쳐

올 들어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는 작년 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10∼12월)엔 5만1113가구가 거래돼 월 평균 1만7037건 정도 거래됐지만 올 4월까지는 4496건만 신고됐다.

월 평균 1100건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4월 신고분이 3월(4356건)보다 소폭 늘었지만 통계상 큰 의미가 없는 수치다.

특히 강남권에서는 가격하락과 매수세 위축으로 매월 1∼3건 정도 거래된 아파트 단지가 수두룩했다.

아예 거래가 없는 단지도 4월거래 건수는 392건으로 전달(466건)보다 줄었다.

1,2월엔 거래량이 각각 502가구,355가구에 그쳤다.

이로써 올 4월까지 월 평균 거래는 428가구에 그쳤다.

이는 대부분 아파트가 종합부동산 과세기준인 공시가격 6억원이 넘는데다 강남 진입수요자들이 집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어 매매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강북 14구는 2683건으로 3월의 2507건보다 소폭 늘어났다.

◆잠실 주공5단지 34평형 2억원 하락

수도권 주요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아파트인 개포동 주공1단지 13평형(2층)은 7억6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층의 아파트가 작년 12월에 7억7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6000만원 이상 내렸다.

이 아파트의 올해 공시가격은 5억4900만원으로 현 시세의 77% 수준이다.

서울 반포동 AID차관아파트 22평형(1층)도 9억3000만원에 신고돼 작년 12월에 11억1500만원보다 1억8500만원이 내렸다.

현재 이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4월 시세의 83% 수준인 7억7600만원이다.

서울 잠실 주공5단지 34평형(5층)도 10억7500만원에 거래돼 1월(12억8000만원)에 비해 2억원가량 떨어졌다.

일부 아파트 단지는 몇 개월째 거래가 아예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양천구 목동 우성2차 31평형은 1월에 5층(5억원)이 한 건 거래된 뒤 4월까지 3개월 동안 단 한 채도 거래되지 않았다.

용인 수지의 쌍용2-A 53평형은 1월에 5억9000만∼6억원에 3건이 팔렸으나 2월부터는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매매가가 소폭 오른 단지도 눈에 띄었다.

성남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1차 15평형(10층)은 1억6800만원에 거래돼 2월(1억5000만∼1억5300만원)보다 조금 올랐다.

분당구 구미동 무지개아파트 33평형(4층)도 3월 신고분보다 4500만원 높은 5억8500만원에 신고됐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