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한국 수석대표는 추가 협상과 관련,"미국이 중요한 것을 제시한다면 미국도 (한국에) 중요한 것을 움직일 각오를 해야 한다"고 30일 말했다.

그의 언급은 미국이 노동·환경 조항 강화를 위한 추가 협상을 요구해 온다면 한국도 전문직 비자 쿼터 등 필요한 사항을 요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협상의 균형이 유지돼야 하며 일방적인 요구 수용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이 추가 협상 과정에서 맞받아 내걸 요구 조건과 관련해 전문직 비자 쿼터,의약품 지식재산권 등을 "여러 가지로 고려하고 검토 분석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재협상과 추가 협상의 차이가 범위의 문제라면서 "재협상은 협정문을 처음부터 다 건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미국이 노동·환경 등 국한된 범위에서 갖고 오지 않을까 추측된다"고 추정했다.

그는 "정부는 당초 재협상이라는 게 있을 수 없다는 말을 했고 미국에도 전달돼 있으며 지금도 재협상이 있을 수 없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노동·환경에 국한된 추가 협상을 요구한다면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협상 요구 시점과 관련해선 "오늘 현재 미 의회가 휴회 중이어서 이번주를 넘기고 다음주인 6월 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는 지난달 10일 미 민주당이 요구해 온 노동·환경 기준을 강화한 '신통상 정책'을 수용한 뒤 한국에 요구할 구체적 추가 협상안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노동·환경 분야가 강화되지 않으면 한·미 FTA를 비준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한국 정부도 미국의 추가 협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편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는 이날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재협상은 양국 정부가 이미 충분히 협의했던 사항들을 다시 한 번 명확하게 하는 추가 협의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이해를 당부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