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7번째 외국어고'로 불리며 학생과 학부모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서울국제고등학교의 입시요강이 공개됐다.

3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 3월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서 문을 여는 서울국제고는 내신을 최고 97%까지 반영해 학생들을 선발한다. 이에 따라 학교 성적은 좋지만 외국 체류경험이 없어 영어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대거 국제고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특별전형과 일반전형(각 75명) 정원외전형(19명) 등 3가지 방식으로 총 169명을 선발한다. 일반전형은 이미 국제고가 있는 부산 경기 인천을 제외한 지역의 중학교 졸업예정자면 지원이 가능하고 특별전형의 경우 서울 소재 중학교 졸업예정자만 지원할 수 있다.

합격 여부는 내신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형에 따라 내신의 반영비율이 82~97% 수준에서 결정됐다. 엇비슷한 교육과정을 가진 외국어고의 경우 내신의 반영비율이 30%에 불과하다. 모든 전형에서 토플과 토익 등 공인외국어 시험 성적은 반영하지 않는다.

서울국제고에 입학한 학생 전원은 국어,국사,제2외국어를 제외한 전과목의 수업을 영어로 받게 된다. 이와 같은 수준의 '영어 몰입교육'을 시키는 학교는 외국어고 중에서도 드문 편이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국외국어대부속외고 정도가 해외대학 진학 희망자들을 가르치는 국제반에서 수학 과학 등 영어 이외의 과목을 영어로 가르친다.

입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대학처럼 과목에 따라 교실을 옮겨다니는 '교과 교실제'를 실시한다는 것도 일반 고등학교와 구분되는 점이다. 외고와 달리 국제고에는 별도의 전공이 없다. 외고는 외국어계열 전문교과를 3년간 82시간 이상 배워야 하는 반면 국제고는 국제경제,지역이해,국제정치 등 국제계열 전문교과를 82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해외대학 진학 희망자를 위한 과목도 운영된다. 시 교육청은 서울국제고에 SAT(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AP(대학과목 선수수업제도) 준비 과정을 '방과 후 학교'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학원가에서는 서울국제고가 대원외국어고나 한국외국어대부속외고 수준의 인기를 모을 것이며 이에 따라 내신 관련 사교육이 성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목고 입시 전문기관인 하늘교육의 임성호 평가실장은 "오늘 열린 외고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에게 서울국제고로 자녀를 진학시킬 의사가 있는지를 묻자 70~80%가량이 '있다'는 답변을 했다"며 "영어 성적이 다소 떨어지는 중학교 내신 우수자들 중 외고 진학을 희망하던 학생들이 서울국제고로 진로를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작용을 우려해 내신 비중을 늘리고 영어면접도 중학교 수준에서 출제키로 했다"며 "국제고 때문에 사교육시장이 과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태훈/송형석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