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 간의 연대설이 범여권에서 제기되는 상황인 데다 열린우리당 내 2차 집단 탈당이 예고된 터에 이뤄진 만남이라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 전 총리의 미국 방문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두 사람은 범여권 통합 문제에 대한 의미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 전 총리는 "대통합 신당의 큰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6월10일을 전후해서 정치권 밖의 시민세력들과 새로운 국면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내의 모든 세력이 대통합에 찬성하느냐"고 물었고,이 전 총리는 "대통합 신당의 틀이 형성되고 열린우리당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설합당 방식으로 대통합 신당에 합류하는 것에 당내 이견이 없다"고 답했다.
이 전 총리는 "6월까지는 통합에 관한 협상이 마무리되고 7월까지는 신당 창당이 마무리돼야 8월부터 경선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국민들이 실망 차원을 넘어 잘못하면 체념에 이를 수 있다"면서 "이 전 총리가 대통합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역대 대선에서는 후보가 먼저 세워지고 이를 중심으로 연합과 통합이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정당이 중심이 돼서 대통합 정당을 만들어내고 여기에서 후보를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대통합 신당에 참여할 것 같은가"라고 물었고,이 전 총리는 "결국 참여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 전 총리는 DJ정권 하에서 초대 교육부 장관을 지냈고,현 정부에서는 총리를 역임하는 등 두 전·현직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다. 이에따라 이번 만남을 계기로 이 전 총리가 두 전·현직 대통령의 연대를 위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는 "(연대론은)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추가 집단 탈당 세력의 발목을 잡기 위한 새로운 논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