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가 조정을 받는다 해도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30일 과열된 중국증시가 당장 침체에 들어가도 우리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증시가 침체된다 해도 중국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며, 중국증시는 개방되지 않은 상태라서 국내외 주가 동조화가 일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투증권은 “중국 국내투자자들은 해외주식투자가 불허되어 왔고, 국제 투자자들은 상해본토증시에 극히 제한적인 투자만 허용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대부분 홍콩의 H주식에 투자하고 있는데, H지수는 버블과 거리가 있는 정상적인 밸류에이션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투증권은 이처럼 대내외 시장간 자금의 연계성이 없는 한 주가 동조화가 나타날 여지는 오로지 단기적인 심리 불안 정도뿐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중국증시가 폭락한다 해도 부정적 영향은 중국본토증시에 국한된 국가적 소폭발에 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삼성증권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2006년 이후 200% 상승한 중국증시와 20% 상승한 우리 증시의 조정폭이 같을 수 없고, 밸류에이션에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것.

버블 붕괴는 버블이 있는 시장에서 발생하는데, 코스피에는 버블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삼성증권의 시각이다.

특히 전날 중국 상해증시의 급락애도 불구하고 상승 마감한 것은 코스피뿐만 아니라, 미국와 유럽 주요 증시들도 마찬가지였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증권거래세 인상은 중국증시에만 국한된 ‘로컬(local) 변수’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중국증시 하락이 조정이 필요한 코스피에 조정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올 들어 코스피의 활황은 조선, 기계, 철강 등 중국관련주들이 이끌었던 만큼 중국증시 하락은 중국관련주의 부진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영증권은 이와 관련, “전날처럼 증권, 건설, 유통 등 내수업종의 선전으로 중국 관련주의 약세를 커버할 수 있다면 우리 증시가 중국과 별개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없진 않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우리 증시의 쉼 없는 상승이 지속된다면 조정은 전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성의 문제가 된다”며 중국증시 하락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을 보였다.

대한투자증권도 “중국관련주들은 중국증시 조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관련주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업종이 어느 정도 선전하느냐에 따라 코스피 상승세 지속 여부가 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