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속으로] 오스템 임플란트 ‥이젠 세계인 '앓는 이'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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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서 임플란트 몰아내고 국내 지존 등극
치과용 임플란트 제조업체 오스템임플란트는 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월7일 상장 당시 1만6400원(액면가 500원)이던 주가는 단숨에 3배 이상 급등해 5만원대까지 수직 상승했고,지난 4월에는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한때는 코스닥 '시가총액 톱 10'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 돼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벤처타운에 위치한 오스템임플란트 본사에서 최규옥 사장을 만났다.
"주가가 너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을 던지자 최 사장은 "최근 상승세를 보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현기증을 느낄 만하지만,회사의 먼 장래를 내다보면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무실 오른쪽 벽을 가리켰다.
벽에는 뉴욕,도쿄,베이징 등 세계 12개 도시의 현지 시간을 각각 표시한 시계들이 걸려 있었다.
12개의 시계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6년 만에 국내 임플란트 시장 절반 차지
치과 의사 출신인 최 사장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임플란트를 개발한 '수민종합치재'를 2000년에 인수,임플란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외산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임플란트 시장에서 '국산 신화'를 창조한다는 게 당시 목표였다.
그 후 불과 6년 만에 최 사장은 자신의 목표를 100% 달성했다.
2003년 183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연평균 1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11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국내 시장 점유율도 약 43%에 달했다.
반면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을 독식하던 외국 경쟁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에 약 27%까지 떨어졌다.
최 사장은 이 같은 급성장의 첫 번째 비결로 품질을 꼽았다.
그는 "지금까지 외국산 제품을 쓰다가 오스템 제품을 쓰는 환자는 많이 봤지만,오스템 제품을 쓰다가 다시 외국산 제품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오스템의 품질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임플란트는 핵심기술인 표면처리 기술로 1세대에서 4세대까지 분류할 수 있는데,오스템 제품과 세계 1위 기업인 바이오케어의 제품은 0.5세대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격차도 오스템이 현재 개발 중인 신제품이 출시되면 사라질 것"이라고 한 연구원은 덧붙였다.
치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마케팅도 오스템이 급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최 사장은 "임플란트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2001년에만 해도 국내 치과의사 중 임플란트 시술법을 아는 사람은 10%에도 못 미칠 정도여서 제품 판매를 위해서는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스템은 2000년 9월 임플란트 전문 임상 교육기관인 AIC를 설립,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오스템은 현재 국내 임플란트 교육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시장이 제2의 성장동력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몇 년간의 급격한 성장이 역으로 오스템에 족쇄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단일 기업으로 시장점유율이 50%에 육박한 만큼 앞으로는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최 사장은 "지금까지 오스템의 성장 동력이 국내시장이었다면,앞으로는 해외 시장이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벽에 걸려있는 12개의 시계는 현재 오스템이 진출해 있는 해외 법인의 시간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템은 2005년 대만 현지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까지 총 12개의 현지법인을 세웠고,2010년까지 해외법인 수를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또 미국 필라델피아에는 제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해 오스템의 해외 매출 규모는 30억원으로 아직까지 전체 매출의 약 3%에 불과하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는 해외 법인들의 영업이 정상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2009년에는 전체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오스템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연말부터 필라델피아 공장에서 '메이드 인 USA'제품 생산에 들어갈 경우 향후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시장 공략도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오스템의 이 같은 해외시장 공략 목표에 대해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는 국내 시장에서와 같은 '국산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힘든 데다,해외 업체들에 비해 브랜드 파워도 절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해외 시장 공략은 분명 국내 시장과 다른 점이 있지만 국내에서 임플란트 사업을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여건이 오히려 더 좋다"고 말했다.
임플란트 사업에 나설 때만 해도 '할 수 있다'는 열정과 신념뿐이었지만,지금은 수년간의 연구개발과 임상 경험을 통해 제품의 품질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데다,'한국 1위 기업'이란 명성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시장을 제2의 성장동력으로 삼아 2016년에는 매출 1조7000억원을 달성해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서는 게 목표"라고 역설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치과용 임플란트 제조업체 오스템임플란트는 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월7일 상장 당시 1만6400원(액면가 500원)이던 주가는 단숨에 3배 이상 급등해 5만원대까지 수직 상승했고,지난 4월에는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한때는 코스닥 '시가총액 톱 10'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 돼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벤처타운에 위치한 오스템임플란트 본사에서 최규옥 사장을 만났다.
"주가가 너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을 던지자 최 사장은 "최근 상승세를 보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현기증을 느낄 만하지만,회사의 먼 장래를 내다보면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무실 오른쪽 벽을 가리켰다.
벽에는 뉴욕,도쿄,베이징 등 세계 12개 도시의 현지 시간을 각각 표시한 시계들이 걸려 있었다.
12개의 시계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6년 만에 국내 임플란트 시장 절반 차지
치과 의사 출신인 최 사장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임플란트를 개발한 '수민종합치재'를 2000년에 인수,임플란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외산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임플란트 시장에서 '국산 신화'를 창조한다는 게 당시 목표였다.
그 후 불과 6년 만에 최 사장은 자신의 목표를 100% 달성했다.
2003년 183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연평균 1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11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국내 시장 점유율도 약 43%에 달했다.
반면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을 독식하던 외국 경쟁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에 약 27%까지 떨어졌다.
최 사장은 이 같은 급성장의 첫 번째 비결로 품질을 꼽았다.
그는 "지금까지 외국산 제품을 쓰다가 오스템 제품을 쓰는 환자는 많이 봤지만,오스템 제품을 쓰다가 다시 외국산 제품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오스템의 품질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임플란트는 핵심기술인 표면처리 기술로 1세대에서 4세대까지 분류할 수 있는데,오스템 제품과 세계 1위 기업인 바이오케어의 제품은 0.5세대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격차도 오스템이 현재 개발 중인 신제품이 출시되면 사라질 것"이라고 한 연구원은 덧붙였다.
치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마케팅도 오스템이 급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최 사장은 "임플란트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2001년에만 해도 국내 치과의사 중 임플란트 시술법을 아는 사람은 10%에도 못 미칠 정도여서 제품 판매를 위해서는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스템은 2000년 9월 임플란트 전문 임상 교육기관인 AIC를 설립,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오스템은 현재 국내 임플란트 교육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시장이 제2의 성장동력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몇 년간의 급격한 성장이 역으로 오스템에 족쇄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단일 기업으로 시장점유율이 50%에 육박한 만큼 앞으로는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최 사장은 "지금까지 오스템의 성장 동력이 국내시장이었다면,앞으로는 해외 시장이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벽에 걸려있는 12개의 시계는 현재 오스템이 진출해 있는 해외 법인의 시간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템은 2005년 대만 현지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까지 총 12개의 현지법인을 세웠고,2010년까지 해외법인 수를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또 미국 필라델피아에는 제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해 오스템의 해외 매출 규모는 30억원으로 아직까지 전체 매출의 약 3%에 불과하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는 해외 법인들의 영업이 정상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2009년에는 전체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오스템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연말부터 필라델피아 공장에서 '메이드 인 USA'제품 생산에 들어갈 경우 향후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시장 공략도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오스템의 이 같은 해외시장 공략 목표에 대해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는 국내 시장에서와 같은 '국산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힘든 데다,해외 업체들에 비해 브랜드 파워도 절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해외 시장 공략은 분명 국내 시장과 다른 점이 있지만 국내에서 임플란트 사업을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여건이 오히려 더 좋다"고 말했다.
임플란트 사업에 나설 때만 해도 '할 수 있다'는 열정과 신념뿐이었지만,지금은 수년간의 연구개발과 임상 경험을 통해 제품의 품질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데다,'한국 1위 기업'이란 명성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시장을 제2의 성장동력으로 삼아 2016년에는 매출 1조7000억원을 달성해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서는 게 목표"라고 역설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