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력이나 체격이 비슷하고,거리도 막상막하인 '골프 친구'가 있는데 스코어는 자신보다 좋다.

무엇 때문일까.

골프를 잘하는 사람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들에게서 볼수 있는 몇 가지 공통점을 추려보았다.

그 중 한 가지만이라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으면 '강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침착하다:티샷이 OB가 나거나 볼이 벙커 내 발자국에 들어가도 흥분하지 않는다.

캐디가 거리나 퍼트라인을 잘못 가르쳐주어도 캐디를 탓하지 않는다.

김경태,레티프 구센같은 타입이다.

다혈질인 골퍼들은 한 타 한 타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고 제풀에 게임을 망치는 일이 잦다.

존 데일리처럼.

▲ 내면은 독하다:외유내강이라고 할까.

겉은 차분하고 별 표정이 없어도 내면은 독하다.

결정적 찬스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고,버디를 잡으면 다음홀에서 또 버디를 노린다.

동반자와 타수차가 크게 벌어져도 봐주지 않는다.

이런 류의 골퍼들은 연습도 상상을 초월할 만큼 지독하게 한다.

최상호가 그렇다.

▲ 서두르지 않는다:볼이 트러블에 빠지거나 승부를 가름하는 긴장된 순간 또는 빗방울이 떨어질 경우 마음이 급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스윙이 빨라지거나 '프리샷 루틴'을 생략하는 성급함을 보인다.

진정한 '고수'는 그럴 때 오히려 한 템포 늦춘다.

서둘러서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필 미켈슨을 잘 관찰하라.

부지런하다:여유있게 골프장에 도착하고 몸을 충분히 푼 뒤 첫샷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린에서는 홀 앞뒤,심지어 라인 측면으로 부지런히 왔다갔다 한다.

어프로치샷을 할 때도 홀 근처까지 걸어가서 라인을 살피곤 한다.

'정보'가 많을 수밖에 없다.

김미현이 좋은 예이고,로라 데이비스는 그 반대다.

데이비스는 그린에서 자세를 낮추는 일이 드물다.

▲ 배짱이 있다:볼이 홀을 지나치게 퍼트해야 홀인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 골퍼는 없다.

그런데도 퍼트를 터무니없이 짧게 하는 골퍼가 많다.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길게 쳐서 안 들어가면 다음 퍼트도 실패할지 모른다는 염려 때문에 치다마는 스트로크를 하는 것.스스로 살핀 라인을 믿고 홀을 향해 과감하게 치는 골퍼만이 승자의 대열에 들어설 수 있다.

▲ 창의적이다:골프는 거리·기량 등 '하드웨어'적 요소 이상으로 전략·멘탈 게임 등 '소프트웨어'적 변수가 승부에 영향을 미친다.

고수일수록 '머리 싸움'의 비중은 더 크다.

그 핵심은 창의력·상상력이다.

볼 앞 바윗돌(루스 임페디먼트)을 치우고 샷을 한 타이거 우즈나 급경사지의 볼을 높이 띄운 뒤 머리 뒤로 보내 그린을 공략한 미켈슨의 상상력은 본받을 만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