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한 지 6개월이 지난 112개 국내외 명품 브랜드의 '이월 상품'을 25∼70% 할인 판매하는 국내 최초의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이 1일 개장,'실속 명품쇼핑 시대'가 열린다.

미국 프리미엄 아울렛 회사인 첼시 프로퍼티와 신세계가 합작,운영하는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은 총 8194평 면적의 건물에 구찌,페라가모,버버리 등 112개 유명 브랜드 입점을 마치고 31일 VIP 고객과 언론을 상대로 '프리(pre) 오픈' 행사를 가졌다.


◆'줄을 서시오!' 구찌,페라가모 등 고객 몰려

서울 명동에서 오전 8시45분에 출발,자동차로 1시간20분 정도 걸려 도착한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은 녹지 속에 펼쳐진 아담한 별장을 연상하게 했다.

8만여평의 전원에 두 개 동에 걸쳐 112개 브랜드 매장과 음식점을 포함한 8개의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구호,김영주,헤지스,빈폴 등 10여개 국내 브랜드도 입점했다.

5000여명의 VIP(미국 우드베리 커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비자카드를 사용한 실적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선발)들을 초청해 치른 '프리 오픈' 행사는 실속 명품쇼핑 시대의 개막을 실감하게 했다.

도자기그릇 전문점인 '로열 알버트'를 찾은 이연자씨(47·서울 청담동)는 "4만원짜리 커피잔을 1만4400원에 구매했다"며 "미국 우드베리 커먼 아울렛 만큼 싼 것 같다"고 말했다.

페라가모,구찌 등 일반 아울렛 매장에선 찾기 힘든 브랜드 매장이 특히 북적였다.

구찌는 아예 매장 입구에 노란선을 치고 쇼핑객들을 통제할 정도.대표 상품인 93만9000원짜리 '숄더 구찌백'을 절반 값에 판다는 말에 쇼핑객들은 저마다 백을 확보하느라 분주했다.

20대 고객들은 리바이스,CK진 등 청바지 브랜드에 주로 몰렸다.

한 쇼핑객은 "얼마 전에 백화점에서 사려고 눈여겨 봐뒀던 16만8000원짜리 캘빈클라인 청바지를 8만4000원에 샀다"고 말했다.

1만9000원,2만9000원짜리 균일가 티셔츠도 금세 동이 났다.

로즈로코뉴욕의 민소매 티의 경우 39만8000원짜리를 23만8000원에 팔고 푸마 운동화는 10만9000원짜리를 5만5000원에 파는 등 지난해 제품도 백화점 판매가의 절반 수준인 경우가 많았다.

리바이스는 아예 40% 상설 할인을 하기로 했다.


◆명품 쇼핑도 실속…최대 70% 할인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의 최대 장점은 싼 값에 진품 수입 브랜드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할인율과 관련해 신세계첼시 관계자는 "입점 업체와의 계약서에 최소 25% 이상 할인해 판다는 조항이 있다"며 "출시 이후 얼마 동안 재고로 있었는지,브랜드별 가격 정책에 따라 다르겠지만 할인율은 많게는 70%까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로열 알버트'의 경우 전시용으로 쓰이던 제품을 70% 싼 값에 판매하고 있다.

한 입점 브랜드 관계자는 "백화점 세일보다는 싸게 해야 하니까 실제로는 35%가 할인율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상품은 6개월 이상 정상 매장에서 팔리지 않고 남은 재고들로 구성된다.

12월에 첫 출시된 상품을 예로 들면 정상 판매는 이듬해 5월까지 백화점 등에서 이뤄지고 여기에서 남은 제품들이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으로 들어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1년 정도 지난 이월상품은 35∼40% 정도 할인되고 연차(年次)가 지날수록 5∼10%포인트씩 할인폭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장 초기 교통난,상품 부족 문제될 듯


그러나 교통 문제는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의 안착에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이날 여주를 찾은 한 쇼핑객은 "여주IC에서만 20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여주로 진입하는 고속도로 정체는 둘째로 치더라도 여주IC를 통과해 아울렛까지 오는 도로가 편도 2차로로 좁은 편이다.

아울렛을 찾는 쇼핑객이 많을수록 상품 부족 문제도 불거질 전망이다.

이월상품이 들어오기 때문에 때에 따라 원하는 치수의 상품이 없을 수 있다는 것.신세계첼시 관계자는 "상품 구색이나 수량 문제는 입점 브랜드가 해결해야 할 몫"이라며 "글로벌 본사와 긴밀히 협의해 최대한 불편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주=박동휘/안상미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