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자동차 동력제어 전달장치 제조 작업을 하는 정명교씨.2년 전만 해도 하루 4개 꼴이던 제품 생산량이 최근 7개로 급증하면서 업무 강도가 높아졌지만 피곤한 줄 모른다.

일감이 늘어나 회사 실적이 좋아지면 스톡옵션 행사로 만지게 되는 돈이 늘어난다는 생각에 힘이 솟는다.

정씨만이 아니다. 강성 노조로 유명했던 경남 창원의 S&T중공업(옛 통일중공업) 직원들이 스톡 옵션으로 1인당 1000만~4000만원의 주식 대박을 터뜨리며 회사 분위기가 몰라보게 좋아지고 있다.

한 직원은 "파업으로 임금을 200만원 올리는 것보다 회사 실적이 좋아져 스톡 옵션으로 2000만원을 얻는 게 훨씬 낫다는 생각이 직원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며 "하나를 양보해 열 개를 얻는다는 생각에 과격 투쟁에 대한 생각이 옅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톡 옵션이 대박을 터뜨리자 현장직 사원들 사이에서 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는 주인 의식이 강해지고 회사 실적에 부쩍 관심을 갖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 노조 간부인 정명교씨는 "직원들끼리 만나면 주식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경제신문도 정독하고 있다"며 "18년째 근무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분위기가 좋았던 적은 드물다"고 전했다.

또 "스톡 옵션으로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아졌고 일종의 감동까지 느끼고 있다"며 "돈뿐만 아니라 보다 인간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점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S&T중공업 지회 안동락 사무장은 "스톡옵션 행사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주가가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감에 주식을 매각하는 직원들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 사무장은 "회사에 안 좋은 뉴스가 나오면 당장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합원 입장에선 집회나 파업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2005년 6월 국내 기업으로는 드물게 생산직 사원까지 스톡 옵션을 부여받았던 S&T중공업 직원들은 만 2년이 지난 올 6월부터 이를 주식으로 전환,처분할 수 있게 된다.

당시 생산직 평사원에게는 2000주,파트장(반장)에게는 5000주,팀장에게는 8000주가 주당 5100원 수준에 스톡 옵션으로 부여됐다.

현재 주가가 1만원 수준이어서 평사원의 경우도 매각한다면 1000만원의 이익을 챙기게 된다. 간부들은 그 이상의 수익을 얻을수 있다.

S&T중공업은 옛 통일중공업의 새 이름으로 대표적인 강성 노조 회사로 인식됐었다.

차량 부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통일중공업 시절 강성 노조의 활동과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경영 악화로 1998년 부도가 났다.

2003년 법정관리 아래 있던 이 회사를 S&T그룹이 인수한 후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의 정문 봉쇄 등 마찰도 있었지만 원칙적인 대응으로 일관,경영 정상화를 이끌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