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31일 당내 경선을 함께 치를 '일꾼'을 확정하고 경선대책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

라이벌인 박근혜 전 대표 측도 조만간 선대위를 출범시킬 예정이어서 '한나라 빅 2' 간 조직 대결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날 이 전 시장 측의 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안병훈 선대본부장(위원장으로 내정)은 각기 경선 포부를 밝히며 승리를 다짐했다.

50년 지기(서울대 법대 57학번)로,최근까지 자주 만나 '폭탄주'를 마시던 이들도 박 위원장이 정식으로 임명되자 "정치적으로 만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이 전 시장만큼 실무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있나(박 위원장)","박 전 대표가 미래형 지도자로 난국을 돌파 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안 본부장)"며 각기 주군 띄우기 경쟁에도 나섰다.

친구가 확실히 '적'이 된 셈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인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남을 헐뜯는 게 아니라 자신의 장기를 자랑해서 국민을 즐겁게 하는 경선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표 측이 '대운하'에 대해 공세를 펴고 있는 것과 관련,"관심을 가져주니 감사하다"고 받아 넘겼다.

이어 이 전 시장이 보완할 점에 대해 "머릿속에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데 비해 제한된 시간에 내놓는 것이 부족하다.

1000만 인구의 서울시를 잘 이끌어 왔고,경영능력을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고 치켜 세웠다.

"안 본부장을 만날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엔 "폭탄주나 마시려면 만나겠지만…"이라며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안 본부장은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가 여자라서 한계가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우리가 살아가는 데 알맞은 지도자가 되도록,경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전 시장 측이 대선 후보 청문회 범위 등과 관련해 문제제기를 하는 데 대해,"세세한 방법을 가지고 논란을 벌이기보다는 철두철미하게 본선에서 이기기 위한 목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에 대해선 "정치적 이유로 만날 계획은 없다"면서 "서로 치열하게 싸우고 쉽게 결말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잘해 보자"며 선의의 경쟁을 주문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