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보고서를 발표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클로디 망딜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는 전력산업 구조 개편 일정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한전 발전자회사 민영화 중단에 따른 비효율 초래를 염두에 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망딜 사무총장은 이날 과천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은 전력산업과 가스산업의 구조개편 작업을 시작했으나 지금은 중단된 상태여서 투자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장에 새롭게 참여하려는 기업 입장에선 향후 규제가 어떻게 될지 불안해하고,이는 투자의 불확실성을 낳아 경쟁을 저해하는 악영향을 몰고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망딜 사무총장은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일부 국가는 정부가 전력회사를 소유하고 있지만 민간업체와 공정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때문에 한국도 반드시 전력·가스부문을 민영화할 필요는 없지만 IEA는 기본적으로 민영화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전력의 배전부문에 대해 "발전부문과 마찬가지로 분할해 경쟁하는 구도로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망딜 사무총장은 고리원자력발전의 계속운전 논란과 관련,"원전이 안전하다면 비용효율 측면에서 계속 운전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