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1일 6자회담의 진전에 맞춰 적절한 시점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AP통신과의 특별 기자회견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6자회담의 결과를 더욱 공고히 하고 진전시키는 데 필요한 것"이라며 이 같은 취지로 발언했다.

회담 시점과 관련,노 대통령은 "내 임기와 관계없이(Regardless of my term) 적절한 시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임의로 앞당기기도 어렵지만 뒤로 늦춰서도 안 되는 것"이라고 밝혀 임기 내 개최 가능성을 부인하지도 않았다.

AP통신은 이와 관련,"노 대통령의 임기 중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보도했으나 청와대는 "노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남북 정상회담은 6자회담의 진전을 통해 북핵 포기가 일정 궤도에 올라서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성숙돼야만 이뤄질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6자회담의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정상회담을 활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북정책에 있어서 지금 여권과 야당 사이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선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자금 문제와 관련,"이것을 풀기 위해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돕겠다는 의사 표시를 워싱턴과 평양 양쪽에 했지만 구체적인 도움의 요청이 없었다"며 "기술적인 문제로 BDA 송금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햇볕정책과 관련,노 대통령은 "한국이 햇볕정책을 이행하는 것이 북한 핵문제에 대한 발언권을 모두 상실한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며 "우리 정부가 포용정책을 하지만 북한에 대해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