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성장·글로벌기업 투자… 9.4% 성장 '18년來 최고'

인도경제 거침없는 '초고속 질주'
인도 경제가 2006회계연도(2006년 4월~2007년 3월)에 9.4% 성장하며 18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인도 중앙통계기구(CSO)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올 1월부터 3월까지 석 달 동안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9.1%를 나타내 지난해 같은 기간의 8.7%를 뛰어넘었다"며 "이에 따라 2006회계연도 인도의 성장률은 9.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성장률이 10.5%에 달했던 1988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인도 정부는 올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더라도 약 8.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 연착륙을 위해서는 최소한 8% 이상은 성장해야 한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제조업 성장과 외국인투자 증가

인도 경제가 거침 없는 성장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소득 수준 향상으로 중산층의 공산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제조 업체들이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의 중산층 인구(연소득 약 4500~2만3000달러)는 3억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중산층의 수요 증가로 지난해 인도 제조업 분야는 2005년에 비해 12.3% 성장했다.

서비스 분야도 1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제너럴모터스(GM)는 인도에 두 번째 자동차 공장을 짓기 위해 3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닛산도 현지 업체인 마힌드라와 손잡고 인도 남부 첸나이 지역에 9억800만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AT커니가 조사한 외국인직접투자(FDI) 신뢰도지수에 따르면 인도는 제약 통신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물가 상승과 열악한 인프라 문제

빠른 경제 성장의 이면에는 급격한 물가 상승이라는 문제점도 있다.

올 1~3월 인도는 6%가 넘는 물가 상승률을 기록,최근 2년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루피화 강세도 인도 수출 기업들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루피화 가치는 달러당 40.5루피대를 기록하며 9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 수출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인도는 도로 항만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이 매우 낙후돼 있다. 이 같은 문제로 제너럴일렉트릭(GE) 인텔 등 몇몇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 투자를 검토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세계은행은 최근 발표한 '세계 개발 금융 보고서'를 통해 "인도가 지난 회계연도에 남아시아권에서 가장 많은 FDI를 유치하긴 했지만 앞으로 유입되는 FDI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곧 경기 둔화로 이어져 2008년과 2009년 인도의 GDP 성장률은 각각 7.8%와 7.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