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 의회의 비준을 받기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의 토머스 번 국가신용등급 담당 부사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 한국총영사관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초청 강연에서 "쇠고기와 노동 문제 등에 대해 논란이 예상되고 있어 미 의회가 한·미 FTA를 비준할 가능성을 50 대 50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쇠고기 수입 재개 여부가 큰 걸림돌"이라며 "미국의 신통상 정책을 감안할 때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과 개성공단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을 북한 정부가 일괄적으로 받아 나눠 주는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번 부사장은 그러나 "한·미 FTA 자체는 수출 증대 효과 외에도 한국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미 간 전략적 관계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신용등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아직 개방에 노출되지 않은 농업과 서비스 부문도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이 성공한다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개방에 대해선 "북한이 중국과 베트남 식의 개방 정책을 선택하는 게 불가피할 수 있지만 북한의 선군 정치와 핵 개발 시도 등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