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건디(Burgundy)? 부르곤뉴(Bourgogne)?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 본 듯한 이름일 것이다.

서로 다른 두 이름은 사실 같은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영국 사람들이 발음의 편의상 부르곤뉴를 버건디로 바꾸어 표현하면서 두 단어가 혼용되고 있다.

이곳은 프랑스 파리 남쪽 디종에서부터 리옹(Lyon) 시까지 약 360km로 쭉 뻗어있다.

부르곤뉴는 샤블리(Chablis) 꼬뜨 드 뉘이(Cote de Nuits) 꼬뜨 드 본(Cote de Beaune) 꼬뜨 샬로네즈(Cote Chalonnaise) 마꽁네(Maconnais) 보졸레(Beaujolais)로 세분화된다.

부르곤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포도 품종이 바로 화이트 포도 품종인 샤르도네(Chardonnay)와 레드 포도 품종인 피노 누아(Pinot Noir)이다.

여러 포도 품종들을 브랜딩하는 보르도와는 다르게 부르곤뉴는 단일 포도 품종으로 와인을 만든다.

피노 누아 포도 품종으로 와인을 만드는 세계 와인 양조자들의 벤치 마킹 대상일 정도이며 품질이 최고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르곤뉴 와인은 인간의 인위적인 손길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센스 오브 플레이스(sense of place)라는 보너스를 선사한다.

부르곤뉴 지역 또한 등급 제도가 존재한다.

하지만 보르도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부르곤뉴의 등급 구조는 그랑 크뤼 다음 등급이 프리미에 크뤼(또는 일등급)다.

보르도와는 정반대인 셈이다.

보르도에서는 일등급(프리미에 그랑 크뤼)이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다면 부르곤뉴는 반대로 그랑 크뤼가 일등급보다 더 위다.

부르곤뉴 등급제도는 1861년에 시작됐으나 1935년에 와서야 비로소 등급제도가 정립됐다.

바로 INAO(Institut National des Appellations d'Origine AOC:원산지 통제 명칭의 정부 산하 기관)가 설립돼 프랑스의 포도밭과 양조 관리를 맡은 해이기도 하다.

보르도의 등급제도와 차별성을 띠는 것은 등급 선정 방법에서 볼 수 있다.

보르도는 포도 농장 즉 특정한 샤또에 등급을 수여한 것에 반해서 부르곤뉴는 생산자가 아닌 포도밭에 그 등급을 줬다.

즉 떼루아(Terroir)를 가장 기본으로 고려해 가장 적합한 포도밭에 그랑 크뤼 등급이 매겨진다.

그랑 크뤼 등급을 받은 포도밭은 약 40개가 있으며 전체 부르곤뉴 와인 총 생산량에 단지 약 1%만을 차지 할 정도로 소량이고 이에 따라 고가로 출시된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며 전설적인 로마네 꽁띠(Romanee Conti)가 바로 이 지역의 대표적인 그랑 크뤼 등급이다.

그 이외의 프리미에 크뤼는 약 562개 포도밭이 선정됐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소믈리에 Corinne_Eom@ic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