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4부(윤재윤 부장판사)는 1일 김재록 전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으로부터 1만달러를 받고 사무실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사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추징금 937만8000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1만달러를 받은 부분에 대해 "피고인은 김씨와 친분이 두터워 돈을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뇌물죄는 반드시 대가나 청탁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고 공직과 추상적 관련이 있을 경우에 성립한다"며 유죄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사무실을 무상으로 제공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사무실 제공 약속 시점은 퇴임이 확정된 이후로 봐야 한다"며 "퇴임이 확정된 피고인에게 뇌물을 줄 만한 이유도 없고 직무 관련성 또한 없다"고 판시했다.

1심에서는 1만달러 수수 부분과 사무실 무상 사용 부분 모두 유죄로 인정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추징금 937만8000원을 선고받았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